[한일 정상회담] 日 ‘오모테나시’ 외교 눈길
다카이치 “제 고향 와주셔서 기뻐”… 李 “격을 깬 환영에 몸둘 바 몰라”
다카이치, 李에 드럼 스틱 선물도
오늘 유명 사찰 호류지 함께 방문… 李 “안동 초청하고파” 셔틀외교 속도
록밴드 출신 다카이치와… 李 “드럼 연주 소원 이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의 한 호텔에서 환담을 가진 뒤 드럼 합주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록밴드 출신인 다카이치 총리의 드럼 연주 설명을 듣고 함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과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연주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안녕하세요. 저의 고향에 정말 잘 오셨습니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격을 깨가지고 환영해주시면 저희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이재명 대통령)
다카이치 총리는 13일 이 대통령 부부가 탄 차가 일본 나라현 호텔 숙소 앞에 도착하자 미소를 띤 채 고개를 크게 숙이며 “와주셔서 기쁘다”고 환대했다.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진심 어린 환대)’ 외교를 통해 중일 갈등 국면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 공동 언론발표, 단독 회담 및 만찬까지 4차례 일정을 함께하면서 친교를 다졌다.
● ‘오모테나시’ 외교 나선 日 총리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이 머무는 숙소 앞으로 직접 나와 허리를 깊이 숙여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당초 호텔 측이 이 대통령을 맞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영접에 나선 것이다. 일본 총리가 외국 정상을 자신의 고향에서 직접 영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일본 국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도 총리님이 써주시는 세심한 마음에 감사해할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동행한 김혜경 여사에게도 “TV에서 뵀는데 역시 아름다우시다”며 미소로 맞이했다. 김 여사는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정상 간 만남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일본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섞은 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해 양국의 조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파란색 재킷을 입고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정상 간 언론 공동 발표에 앞서 나란히 배경으로 걸린 태극기와 일장기에 두 차례씩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상석인 오른쪽을 이 대통령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퇴장 때도 태극기와 일장기 순으로 목례를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회담이 열리는 나라현 나라시에 도착해 치밀한 사전 회담 준비에 나섰다. 도로 통제 등 경호에도 상당히 신경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중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공급망 협력’ 등 우호 관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 李-다카이치 즉석 드럼 합주
양국 정상은 공동 언론 발표 후 환담을 이어갔다. 환담 자리에서 양 정상은 일본 측이 마련한 각 정상의 이름이 새겨진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일본의 대표적인 악기 브랜드인 ‘펄’ 드럼 앞에 나란히 앉아 즉석 드럼 합주를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드럼 치는 법을 설명하며 양 정상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과 BTS의 ‘다이너마이트’ 곡을 함께 연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학창 시절 헤비메탈 록밴드를 만들어 드러머로 활동하는 등 드럼 애호가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총리와의 정상회담 당시 “(총리가) 제 꿈을 모두 실현하셨다”며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늘 평생의 로망을 이뤘다. 어릴 적부터 드럼을 치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드럼 스틱을 선물했고, 양 정상은 각각 스틱에 서명해 서로 교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 공동 언론 발표, 환담 및 만찬까지 총 4번의 일정을 함께하면서 친교를 다졌다. 14일에는 고대 한일 교류의 상징적인 장소인 나라의 유명 사찰 호류지(法隆寺)를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유산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준비한 일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셔틀 외교 차원에서 다음 회동은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기회가 되면 고향 안동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다시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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