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 두고, 김부겸 “年 5조 예산 확보” vs 추경호 “자립형 특별시로”

  • 동아일보

여야 대구시장 후보에게 묻다
TK 신공항 “1조 마중물 재원 투입” vs “국가사업으로 추진”
公기관 이전 “AI 거점화 기관 유치” vs “기업은행 본점 이전”

6·3 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대구가 초접전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출마해 전직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간 ‘빅매치’로 주목받는 지역이 된 것.

보름 뒤 선출될 민선 9기 대구시장에게는 경북과의 행정통합, 대구·경북(TK) 통합 신공항 건립 등 쉽지 않은 숙원 사업이 산적해 있다. 오랜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청년 인구 유출도 방정식이 복잡한 과제다. 동아일보는 대구의 미래를 결정할 이 같은 현안들에 대한 후보들의 비전을 직접 들어봤다.

● “2028년 통합” 한목소리… 신공항 재원은 팽팽히 맞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참석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부겸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16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참석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부겸 후보 캠프 제공
가장 큰 현안인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두 후보는 “최우선 과제(김 후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추 후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두 후보 모두 2028년까지 통합을 완성해 통합단체장 선거를 조기에 치르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각론에선 차이가 뚜렷했다. 김 후보는 “우선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자율예산 연간 5조 원 규모의 재정 기반을 확보하고, TK 신공항, 반도체·로봇·첨단산업 벨트, 에너지 전환과 지역산업 혁신 전략, 광역교통망 구축 같은 핵심 과제를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선 즉시 경북과 공동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도민 공론화를 거쳐 주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절차적 정당성까지 갖추겠다는 취지다.

추 후보는 경제협력 체계부터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시도민이 통합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통합) 입법 전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겠다”면서 “TK 신공항, 광역교통망, 산업벨트, 의료·교육·문화 협력 체계를 먼저 가동해 사실상의 경제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재정 구조에 대해선 “통합의 핵심은 권한과 재정”이라며 “중앙정부 의존형이 아닌 자립형 특별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K 신공항에 대해선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활용 여부를 놓고 두 후보가 팽팽하게 맞섰다. 공자기금이란 정부가 공공·정책사업 자금을 낮은 이자율로 지방자치단체 등에 빌려주는 제도다. 김 후보는 “공자기금과 정부 재정지원을 각 5000억 원씩, 총 1조 원 규모의 ‘마중물 재원’을 투입해 첫 삽을 뜨고, 본사업 단계에서 국가 재정지원 비중을 점차 높여 지방 부담을 줄여 가겠다”고 했다. 마중물 재원으로 착공 시점을 앞당긴 후 점차 국가 지원을 확대하고, 산업과 일자리까지 연결하는 ‘3단계 플랜’이다.

추 후보는 처음부터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 후보는 “공자기금을 활용해 빚을 내 추진하는 방식은 결국 미래세대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군 공항은 국방부가, 민간 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균형발전전략 사업으로 격상해 국비 지원과 광역교통망, 배후산단 조성을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 “산업 대전환” vs “경제 대개조”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17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추경호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17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추경호 후보 캠프 제공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137만 원(2024년 기준)으로 30년 넘게 전국 시도 중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청년인구 유출도 날로 가속화돼 경제 회복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김 후보는 ‘대구 산업 대전환’을 약속하면서 “전통 제조업 기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고, AI로봇 미래모빌리티 등 첨단 제조 분야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추 후보는 ‘대구 경제 대개조’를 내세웠다. 그는 “기업 활동을 막는 규제를 전면 정비하고, 세제·입지·인력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 “대구형 계약학과 확대, 1조 원 규모 창업펀드 조성 등을 통해 청년들에게 ‘대구 찬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지역에선 굵직한 공공기관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추 후보는 “제조업,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대구에 IBK기업은행 본점을 유치해 대구를 남부권 금융·창업 허브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기업은행 이전을 약속하면서 “대구를 AI 전환 혁신기술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관련 기관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핵심 기업 투자 유치를 공히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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