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檢 제정신인가” 金 “공수처 폐지” 지지층 결집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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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1]
양산 찾아 文엄호, 尹엔 “처벌해도 시원찮아”
“기본사회委 설치” 전통적 지지층 결속 행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 동문시장 앞 탐라문화광장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를 거쳐 경남 양산시로 이동해 집중 유세를 진행했다. 제주=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 동문시장 앞 탐라문화광장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를 거쳐 경남 양산시로 이동해 집중 유세를 진행했다. 제주=뉴스1
“검찰이 요새 하는 짓을 보면 이게 도대체 제정신인지 이해가 안 된다.”“정치도 화합해야 한다. 그렇다고 죄질 나쁜 사람을 싹 다 살려주자는 건 아니다.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경남 양산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2일 경남과 제주에서 유세를 벌이며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전날 ‘응징’ ‘제거’ 등의 표현을 쓰며 ‘내란 종식’ 프레임을 강화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지지층 결속을 목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것. 29일 시작하는 사전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아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자 재차 ‘심판론’에 힘을 실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양산을 찾아 검찰이 최근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것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며 “(검찰은) 없는 죄를 만들려고 왜 저렇게 극렬하게 난리를 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다섯 군데인가에 기소가 돼 있다”며 “영장을 쪼개서 하나는 수원에, 하나는 서울 A부, 하나는 B부에 다 따로따로 하더라. 그게 무슨 심보냐. 그게 바로 직권남용, 권력남용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을 향해선 “권력과 예산을 갖고 국민을 배반하고, 헌법까지 파괴했으니 파면이 아니라 처벌해도 시원찮을 판”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전날 부정선거 관련 영화를 관람한 것에 대해 “부정선거였는데 왜 본인이 당선됐냐”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사회’ 정책을 발표하며 ‘기본사회위원회’ 출범을 공약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공약으로 김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한편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소득을 포함해 의료, 교육, 복지 등 여러 영역의 기본적 인권을 기본적 수준으로 확보해 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와 만나는 등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지지층 단속에도 나섰다. 이 후보는 송 신부와 면담한 후 “지금 명색이 국운을 건 대선을 하는데 자잘한 문제를 두고 치고 박고 비난하느냐. 국가적 의제에 대한 논의가 없어 아쉽다는 말씀을 (송 신부께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23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회의원 감축-낙하산 인사 금지 정치 공약
“한 표가 방탄유리 뚫어, 뭉쳐야 산다” 호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운데)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오른쪽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운데)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오른쪽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2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해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탄핵 요건 강화 등 정치개혁 공약을 내놓으며 보수 지지층 결집을 도모했다. 김 후보는 “이번에는 정치판을 확 갈아엎겠다”며 “국회를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압도적인 국민 여론에 따라 국회의원 정수를 1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에 대한 지지층의 반감에 호응한 것이다. 김 후보는 또 윤석열 정부에서 탄핵안을 31번 발의한 민주당을 겨냥해 “의회의 권력 남용을 막는 차원에서 탄핵 요건을 강화하고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전까지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재명 후보가 강화를 약속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폐지를 공약했다. 김 후보는 “정치적 편향성 지적과 무능 논란이 반복되었던 공수처를 폐지하고 검찰, 경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 기능을 통합하는 한편 독립적인 외부 통제 기구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 공약도 내놨다. 김 후보는 “독립적 지위를 가진 특별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해 선관위에 대한 외부 통제·감시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강성 보수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공약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후보는 또 “대통령을 제왕이 되게 하는 힘의 원천은 바로 인사권”이라며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한국판 플럼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플럼북은 미국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정무직 9000개 리스트를 담은 인사 지침서로 그 외 직책 인사에는 대통령실의 영향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나흘째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김 후보는 이날 집중 유세에서도 “뭉쳐야 산다”며 지지층 결집을 강조했다. 또 이 후보를 겨냥해 “한 표는 총알보다 힘이 세다”며 “소중한 한 표는 방탄유리를 뚫고 나갈 수 있다”고도 했다. 또 “여러분의 위대한 함성, 단결, 투쟁으로 우리는 이 방탄 독재를 반드시 깨부술 것”이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오전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의협 회장단을 만난 자리에선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의정 갈등에 대해 “의사 선생님 거의 다가 문제 제기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처음으로 부인 설난영 여사, 딸 부부와 함께 경기 광명시의 한 어린이집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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