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대선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 초고령사회 대비 연금·의료 개혁, 기후위기 대응 방안 등을 주제로 공방을 벌였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채널A 화면 캡처
4인의 대선 후보는 23일 열린 2차 TV토론(사회 분야)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문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 등 각자의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주제들을 꺼내 들어 상대를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후보들 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이 반영된 듯 ‘갑질’ ‘음모론자’ ‘망상’ 등 거친 표현이 동원된 격렬한 네거티브전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의 핵심 주제는 ‘사회 통합’이었지만 후보들은 오히려 사회 갈등을 앞장서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 이재명 “내란 심판이 통합”, 김문수 “민주당이 내란”
후보들은 토론 시작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총각 사칭, 검사 사칭까지 하면서 어떻게 정말 진짜 대한민국 말할 수 있느냐”고 작심한 듯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쏘아붙였다. 그는 사회 통합 방안에 대해 “부정부패한 사람이 없어야 국민 통합이 되지 않겠느냐”며 “이재명 후보 자신은 5개나 재판을 받고 있다. 거짓말과 부패를 뿌리 뽑는 것이 국민 통합 첫걸음”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상대를 제거하려는 극단적인 형태가 내란, 계엄”이라며 “야당을 쓸어 없애버리려고 한 것 아니냐. 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것, 엄격하게 심판하는 게 (사회 통합의) 중요한 방안”이라고 했다.
양 후보는 서로를 내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먼저 김 후보에게 12·3 비상계엄 책임론을 집중 추궁했다. 그는 “국민의힘, 김 후보도 탄핵에 반대하는 윤석열 내란수괴를 비호하는 그런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극우 세력들과 여전히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 보이는데 단절해야 정상적인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진보당하고 연합 공천해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며 “진보당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후예 아니냐. 그러면 그게 내란”이라고 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하는 것이 뭐냐. 북한을 옹호하고 있고, 대한민국을 전복하려고 하는데 이것에 대해 답변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말씀을 피하는 거 보면 단절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여전히 내란 세력을 비호하는 극우세력을 비호하는 모습이다. 전광훈 목사가 감옥 갔을 때 눈물 흘린 그런 광경을 여전히 청산하지 못하신 거 같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전광훈 목사에 무슨 눈물을 흘리나. 그것도 허위 사실 유포다. (이재명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 아주 누범, 재범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역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 김문수 “이재명 형수에 욕설”, 이재명 “김문수 소방관 갑질”
이날 토론회는 시간이 갈수록 네거티브 공방도 과열 양상을 띠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형님(고 이재선 씨)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것 때문에 형수님하고 욕을 하고 다투게 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저희 집안 내밀한 문제, 어머니에게 형님이 폭언을 해서 따진 것이 문제가 됐는데 그 점은 제 수양의 부족으로 사과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김 후보는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본인은 갑질을 하지 않았느냐. 소방관한테 전화해서 ‘나 김문수인데’ 그렇게 권력을 남용하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에게 “법인카드 부분을 보면 이것은 정말 상당히 일반인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여러 가지 개인이 샴푸를 쓴다든지, 이재명 후보 본인이 이것을 안 고치고 대통령이 되면 어마어마하게 큰 사건으로 번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가 소속된 정권이 아무런 증거 없이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조작 기소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세 후보는 부정선거를 두고 격돌했다. 이준석 후보는 “2012년 대선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재명 후보도 이에 동조해 부정선거 관련 내용을 공유한 바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국가정보원이 댓글 조작을 통해서 국민 여론을 조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 후보가 2017년 “투표소 수개표로 개표 부정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쓴 글을 올려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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