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예결위 쟁탈전, 추경 처리 늦어질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1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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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野가 두 상임위 맡아야 견제”
민주 “내년까지 원구성 이미 끝나”
추경 송부해도 예결위 심사 불투명
일부 “내일 대통령 오찬서 풀릴수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및 원 구성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2025.6.18/뉴스1
여야가 현재 공석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 견제를 위해 법사위, 예결위는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내년까지의 원 구성은 이미 합의된 내용”이라며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30조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23일 국회로 송부될 예정이지만 이를 심사할 예결위 구성도, 본회의 개최 시점도 불투명해 국회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추경안을 처리해야 하고, 노동자 농민 취약계층을 위한 수많은 민생법안이 국회에 산적해 있다”며 “상임위원장 문제를 둘러싼 발목잡기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 국민의힘의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마쳤으므로 내년까지는 법사위와 예결위를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없는 것을 달라고 할 때 가장 곤혹스럽다. 우리 당은 국민의힘에 줄 것이 없다”며 “(법사위를 양보하면) 지난 3년간 윤석열의 거부권으로 입법을 막았듯이 이제 법사위로 입법을 막을 건데 어떻게 주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상임위 구성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독재 정치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직) 교체 불가에서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며 “김병기 원내대표는 말로는 협치를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실제 협상에서는 협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에 예결위원장직만 야당이 맡는 방안도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 간 입장 차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22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오찬 회동을 계기로 꼬인 실타래가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초청한 건 포용과 협치를 위한 메시지 아니겠느냐”며 “다만 여당 입장에서 법사위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확고하다”고 전했다.

#이재명 정부#국회#법제사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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