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비데 고장나 보좌진에 부탁…급해서 생각 짧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4일 1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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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에 “상처받은 분께 사과”
쓰레기 분리수거는 “다 못먹은 음식 차에 둔 것”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14일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분들 관련해서는 모두 다 제 부덕의 소치”라며 갑질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갑질 의혹’ 진위 여부에 대해선 ‘오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위해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이 두 집을 오가며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후보자는 자녀 얘기가 나오자 울먹이기도 했다. 야당은 강 후보자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 의원들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강 후보자를 엄호했다.

● “위장전입? 발달장애 자녀로 가족들 두 집 오가며 생활”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이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이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백승아 의원으로부터 ‘위장전입을 했다는 보도가 맞느냐’는 질의를 받았다. 앞서 강 후보자 가족이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강서구가 아닌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강 후보자는 “저희 가족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세상을 천천히 살아가는 아이가 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언급한 것. 그는 “원래 광화문에 가족 전체가 거주했는데 21대 총선 이후로 제 지역구인 강서갑으로 이사하게 됐다“며 ”광화문에서 곧바로 모두가 강서로 옮기는 것은 아이에게 굉장히 가혹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자녀가 여러 번의 전환기와 격동기를 겪었다는 설명이다.

강 후보자는 “아이가 기존에 유지하고 있던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있고 본인이 익숙한 환경에서 조금씩 강서로 적응할 수 있도록 광화문 집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배우자 또한 광화문 근처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자녀는 광화문과 강서에 위치한 집을 오가며 생활한다는 것. 강 후보자는 “아이가 왔다갔다 할 때 혼자 있을 수 없다“며 ”주 거주는 강서로 뒀고 실거주는 (본인 제외) 왔다갔다 하면서 하고 있다. 주소를 적어 내는 과정에서 실거주 그리고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다르게 나가면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자는 자녀 이야기를 하며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 “보좌진에 쓰레기 처리-비데 수리, 다 제 잘못”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갑질 의혹 관련 내용이 화면에 송출되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갑질 의혹 관련 내용이 화면에 송출되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국민의힘 이달희 의원은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해 캐물었다. 이 의원은 “자택에서 나온 쓰레기를 보좌진들에게 수시로 들고 나와 분리하라고 한 적이 있느냐”며 “있느냐 없느냐로만 답하라”고 압박했다. 강 후보자의 전직 보좌진은 최근 “집에 (치킨 등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가 모이면 일상적으로 (보좌진에게) 갖고 왔다”는 등의 취지로 폭로했다. 강 후보자는 “사무실에서 쓰려는 물품은 택배상자를 뜯을 때도 있고 뜯지 않은 채 가지고 내려간 적도 있다. 전날 밤에 먹던 것을 아침으로 먹으려고 가지고 간 적도 있다”며 “다 먹지 못하고 차에 놓고 내린 것은 저의 잘못”이라고 했다.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아침 식사였다는 주장이다.

‘갑질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보좌진을 법적 조치한다는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강 후보자는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내부적으로 여당 보좌진들과 함께 흐름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됐던 것이 유출된 것 같다. 법적 조치를 한 바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후보자가 저 고운 얼굴과 목소리로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강 후보자를 연신 엄호했다. 백승아 의원은 “강 후보자가 자녀에 대해 말할 때 야당 위원들께서 ‘감정 잡는다’고 비아냥거리고 조은희 간사의 ‘고운 목소리’ 등 발언은 인신공격성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임미애 의원은 “정책에 관해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 변기 수리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날 아침에 화장실에 물난리가 나서 보니까 비데 노즐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며 “지역사무소에 있는 보좌진에게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조언을 구하고 부탁드렸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 급박해서 부탁드린 것이 부당한 업무지시로 보여질 수 있다는 것은 제가 차마 생각을 못 했었다”며 “그 부분은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강 후보자는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보좌진이 아닌 지역사무소에 있던 보좌진에게 연락한 것이라고 했다. 지역사무소는 집에서 차량으로 2분 거리라고도 덧붙였다. 또 “(지시가 아닌) 조언을 구하고 부탁드렸다”고 강조했다.

● 보좌진 갑질 의혹에 연신 “사과드린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들이 소속 의원 노트북에 강 후보자를 규탄하는 피켓을 붙이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들이 소속 의원 노트북에 강 후보자를 규탄하는 피켓을 붙이고 있다. 2025.07.14. 뉴시스
강 후보자는 이날 보좌진 갑질 의혹과 관련해 세 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인사청문회 준비 소회를 묻자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부족했던 점은 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언행에 있어서 밑거름을 잘 삼아서 더 세심하게 더 깊은 배려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뒤이어 오전 질의 막판에도 “이 논란(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인해서 여러 가지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분들 관련해서는 모두 다 제 부덕의 소치”라며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오후 질의에서도 “사려깊지 못했던 것이고 상처받고 불편했을 보좌진께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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