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추진 특별재판부, 사법부 독립 침해 소지”… 법원행정처,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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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재판 객관성 시비 여지”
野 “판정 마음에 안드니 심판 바꾸나”

천대엽 법원행정처 처장. 2025.5.14 뉴스1
천대엽 법원행정처 처장. 2025.5.14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 특별재판부 설치를 뼈대로 하는 내란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특정 사건을 두고 국회나 외부 기관에서 법관 임명에 관여한다는 것은 사법부 독립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1일 밝혔다. 사법부가 민주당 일각의 내란특별법 제정 드라이브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

천 처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민주당 일각에서 내란특별법 제정을 시도하자 공식 반대에 나선 것이다. 내란특별법에는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설치된 특별재판부가 전담하도록 하고, 특별재판부 구성과 특별영장전담법관 임명에 국회, 법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9명의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관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천 처장은 “특별재판부를 구성함에 있어 특정인들에 의한 의사가 반영된다면 사법의 독립성이나 재판의 객관성 공정성에 대해서 시비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어, 그것이 초래할 위험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이날 오후 법원 내부망 법원장 커뮤니티에 올린 ‘사법개혁 논의와 관련해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서 민주당 국민중심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에 전달한 행정처 의견을 공유하고, 법원장 의견을 듣는 자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직 대법관인 법원행정처장은 사법행정을 총괄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실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29일에도 이런 내용의 검토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법원행정처는 특별영장전담법관과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을 두고 “사건 배당의 무작위성 훼손에 따른 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특히 “국회가 특별영장전담법관 및 특별재판부 구성에 관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후보자 추천 및 임명 구조가 상당한 정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판정이 마음에 안 드니 경기 도중 심판까지 갈아 치우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은 ‘정파적 인민재판’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천대엽#더불어민주당#비상계엄#특별재판부 설치#내란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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