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논란에 원내대표 없이 ‘3+3’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양당 원내대표를 제외한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하고 19일 첫 회의를 진행한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심화되고 있지만 민생 현안 처리를 위해 협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실무 협상을 통해 민생 공통 공약을 추린 후 정기국회 중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 K-스틸법 등 경제·민생 법안 논의 전망
민주당 허영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등 여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7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19일 오전 11시 민생경제협의체 상견례와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의제는 공통공약부터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여야 정책위 부의장과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해 ‘3+3’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민생경제협의체가 열리는 19일까지 국민의힘과 합의 가능성이 높은 안건을 선별해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 법안’(K-스틸법) 등 여야가 공통 발의한 법안과 반도체·배터리 산업 지원을 위한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의제가 우선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저출생, 인공지능(AI) 및 미래기술,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선거 기간에 제기됐던 여야 공통 민생공약도 논의될 예정이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제시한 법안 등을 고려해 어떤 법안을 1호 안건으로 제시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여야가 의견을 달리하지 않는 경제와 민생 회복 관련 법안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여야가 모처럼 머리를 맞댄 만큼 합의 가능성이 높은 민생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공통으로 공약한 내용과 국민의힘 공약 중 이재명 정부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정책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방침이다. 특히 청년 고용이나 지방 건설 경기 활성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여야가 이견 없이 처리할 수 있는 법안들부터 논의해서 빠르게 성과를 도출했으면 한다”며 “성과를 빠르게 내면서 논의를 이어가면 여러 가지 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정치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여야, 원내대표 빼고 협의체 가동
민생경제협의체에 여야 원내대표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제외해야 된다는 민주당의 요구 때문이다. 송 원내대표가 9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수거 대상이 적힌)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제발 그리 됐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송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의 아니게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선 저도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민생경제협의체의 실무 논의가 진행된 이후에는 양당 원내대표 간 최종 협상도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민생경제협의체에서 공통공약을 추리고 나면 양당 원내대표 간 어떤 법안을 언제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 협상도 이어질 것”이라며 “공통 법안은 25일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하고 다른 법안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