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4번째-정청래 6번째 호남 찾아… ‘당원 33% 집중’ 최대 표밭서 당권경쟁

  • 동아일보

金, 김대중강당서 ‘K국정설명회’
“李정부 5년 너무 짧다는 분들 있어”
1인1표 재추진 밝힌 鄭 전남대 특강
“광주는 민주당 심장, 당 주인은 당원”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21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21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연이어 호남을 찾아 지역 현안 해결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약속했다. 표면적으로는 각각 당원 교육과 국정 설명 일정이었지만, 당내에선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들이 ‘텃밭’인 호남에 공을 들이며 당권 경쟁을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8월 전당대회 ‘당심(黨心)’의 향방이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차기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정 대표와 김 총리가 벌써부터 권리당원의 33%가 집중된 호남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김 총리는 2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린 ‘K국정설명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를 언급하며 “지난 총선 전엔 사람들이 ‘5년이 너무 길다’고 했는데 요새는 ‘5년이 너무 짧다’고 하는 것 아니냐”며 “‘야 이거 더 했으면 좋겠다’ 이런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0일 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리는 ‘K-국정설명회’ 특별강연을 위해 내방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옛 전남도청 현판을 설명하고 있다. 2025.12.20 전남도 제공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0일 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리는 ‘K-국정설명회’ 특별강연을 위해 내방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옛 전남도청 현판을 설명하고 있다. 2025.12.20 전남도 제공
그러면서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의 호남에 대한 애정은 진짜 ‘찐’”이라며 “정말 호남이 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항공모함’,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활화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은은한 바다’ 같은 분이었다면 이 대통령은 전략과 디테일, 정책에 있어서는 가장 깊이 아는 분”이라며 ‘진보 정권 계승론’을 펼치기도 했다.

김 총리의 호남 방문은 7월 광주 침수 피해 현장 시찰, 지난달 26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4일 광주 국정설명회에 이어 4번째다. 김 총리는 내년 초엔 경기 북부, 경남 사천 등에서 국정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김 총리의 이 같은 ‘광폭 행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선 “정 대표의 입지를 좁혀 나가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명심’을 앞세워 ‘텃밭’ 호남을 중심으로 지역 민심까지 장악하며 차기 당권을 준비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5년이 짧다’ 발언에 대해 “총리 개인의 선거 출마 행보를 의식한 발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9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 열린 ‘APEC 국민성과보고 및 민주당의 미래 비전’ 특강에 나서 강의하고 있다. 2025.12.19 광주=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9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 열린 ‘APEC 국민성과보고 및 민주당의 미래 비전’ 특강에 나서 강의하고 있다. 2025.12.19 광주=뉴시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19일 광주 전남대에서 ‘APEC 국민 성과 보고 및 민주당의 미래 비전’을 주제로 당원 특강을 갖고 “광주는 민주당의 심장이자 정권 교체의 발원지”라며 “당원이 주인이 되는 혁신 정당을 만들어 이재명 정부를 창출하는 길에 광주 시민과 당원들이 가장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또 “대한민국 헌법을 당에 비춰 보면 ‘민주당의 주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가 맞다”며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고 밝혔다.

1인 1표제 재추진 방침을 밝힌 정 대표가 직접 호남을 찾아 당심을 강조한 것. 21대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호남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정 대표는 취임 이후 6차례 호남을 찾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전당대회 중 당원 3분의 1 정도가 있는 호남에서 66%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승리했던 만큼 호남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정 대표”라며 “‘1인 1표’ 당헌 개정 재추진과 호남을 중심으로 다져진 당심을 기반으로 향후 행보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호남#당권 경쟁#이재명 정부#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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