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힘, 고쳐 못쓸 비열한 집단”…권영세 “타고난 인성 어쩔수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4일 10시 02분


국힘 대선 앞 연일 내홍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비열한 집단”이라며 절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그에 대해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경선과 당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시도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한 모양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두 번 탄핵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 번은 내가 일으켜 세웠지만 두 번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그 당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탈당만 하면 비난할 테니 정계 은퇴까지 한 것”이라며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젠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집단”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그러자 권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홍 전 시장을 향해 “이 당에서 두 번의 대권 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와서 이러면 안 된다”며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뒤 권 전 위원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를 ‘한덕수 띄우기’의 배후라며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으로 떠난 홍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측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권 전 위원장은 10일 당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시도와 관련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날 이준석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들이 러브콜 했다가 응하지 않으니까 ‘인성’ 운운하는 건 무슨 황당한 일이냐”며 권 전 위원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내가 국민의힘을 나와 그 당의 반(反)문명과 무지성에 대해 비판하니 싸가지 없다고 집단 린치를 가하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국민의힘이야말로 “국민 앞에 싸가지가 없다”고 했다.

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홍 전 시장을 향해 “선배님의 기나긴 정치 여정에 있어서 그동안 불편함을 끼친 부분이 있었다면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저에게 담아달라”며 “하지만 앞장서서 지켜줬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 당은 결코 선배님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제7공화국 선진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당과 나라를 지켜주는 데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홍준표#권영세#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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