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16.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5일째인 16일 경기와 충청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경기 유세에서는 자신의 민선 4·5기 경기도지사 시절 성과를 부각하며 같은 경기도지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겨냥했다. 충청에서는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등의 행정수도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이어 호남 유세에 나선다. 다만 5·18 민주화 운동 전야제와 기념식은 주최측이 “참가를 숙고해달라”는 뜻을 전하면서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 “썩은 정치인은 청소해야”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경기 수원시와 화성시 동탄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전날 서울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데 이어 수도권 표심잡기를 이어간 것.
그는 수원 지동시장 유세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대장동의 10배 이상 되는 광교 신도시를 만들었지만, 단 한 명도 구속된 사람이 없다. 공무원 중에 문제가 돼 의문사한 사람도 한 사람도 없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논란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쓰레기더미로 만들면 되겠나”라며 “썩은 정치인은 청소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문제도 겨냥했다. 그는 “제가 경기도지사 8년 하는 동안 제 아내가 법카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라며 “도지사도 벼슬이 아니고, 대통령이 벼슬이 아니다.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섬기는 머슴”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에 중원인 충청 지역으로 이동해 충남 천안, 충북 청주, 세종, 대전에서 릴레이 유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청주 집중유세에서 자신을 암행어사 박문수에 빗대 “암행어사 김문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엉터리 탐관오리, 도둑놈, 잡범은 모두 다 청주교도소에 집어넣겠다”며 “자기 발이 저리니까 아예 검찰청을 없애버리겠다는 흉악범들은 전부 잡아넣어야 한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전부 청주 시내에 있는 하수처리장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 최근 이어지는 검찰 개혁 구상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세종에선 국회의사당 건립부지를 찾아 “대통령 집무실 건립과 국회의사당 완전 이전을 2032년이 아니고 2029년에 하겠다”며 지역 표심에 호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가교육위원회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5개 위원회도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다. 이어 청주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우리나라에 부과되는 관세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장 낮게 만들겠다”며 통상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대전 유세에서는 연고지 구단인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연단에 올랐다.
● 5·18 전야제 기념식 불참 가닥
김 후보는 대전 유세를 마친 뒤 호남으로 향했다. 당초 김 후보는 광주에서 열리는 5·18기념식과 전야제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야제 주최 측에서 “김 후보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감정이 크다”며 “참가를 숙고해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자 모두 불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주최 측 관계자는 “정호용 위촉 논란으로 광주 시민들의 감정이 매우 안 좋다”며 “현장에서 마주친 시민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고민해달라는 의미였다”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지난 14일 12·12 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진압을 주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 전 국방부 장관을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논란이 일자 5시간 만에 취소한 바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광주 일정 직후 전북 일정을 소화해야 해서 전야제와 기념식에 참석 못하게 된 것”이라며 “거절당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5·18 전야제 ‘퇴짜’에 기념식 ‘맞불 불참’이라니 역시 극우 내란 후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날 5·18행사 참석 여부 등 현안 관련 질문은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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