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적 계엄 반대 경솔” “아직도 이런 분이”…권영세-한동훈 설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4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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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면담을 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5.4.10/뉴스1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면담을 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5.4.10/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즉각적인 계엄 반대 메시지가 경솔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국민의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지금도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제가 한 ‘즉각적 계엄 반대가 경솔했다’고 당당히 말하는 권 전 비대위원장 같은 분들이 계십니다. 12월 3일 밤 즉시 불법 계엄을 저지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인지, 솔직히 놀랍습니다.”(한 전 대표)

권 전 비대위원장과 한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 등을 두고 14일 설전을 벌였다.

설전은 권 전 비대위원장의 라디오 발언에서 시작됐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대선 경선에 나왔던 인사들이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한 전 대표 같은 경우 선거에 큰 도움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선거에 방해가 됐다”고 했다.

또한 권 전 비대위원장은 한 전 대표에 대해 “지도부의 노력에 대해 잘 알면서 거기에 대해 말이 안 되는 비판을 해댔다”며 “이런 부분은 당에서 분명히 기억을 해 둬야 될 부분인데 (한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오겠다면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지만 당원 등이 현명한 선택을 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권 전 비대위원장이 연일 뜬금없이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을 인용해 권 전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권 전 비대위원장은 새벽 무소속 후보로의 국민의힘 후보 강제 교체를 주도했다”며 “만약 권 전 비대위원장의 작전이 성공해 내란 혐의 대상자로 수사 받게 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억지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만들었더라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당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계엄 해제된 당일 아침 권 전 비대위원장은 ‘한동훈 (당시) 대표의 즉각적인 계엄 반대가 경솔했다. 대통령에게 깊은 뜻이 있었을 수 있지 않느냐‘고 제게 직접 항의했고, 똑같은 취지로 언론에도 말했다. 한참이 지난 뒤에도 언론에 ‘다시 돌아가도 계엄 해제에 불참했을 것’이라고도 했다”며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권영세(오른쪽) 비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을 위해 이동 하고 있다. 2025.04.10. 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권영세(오른쪽) 비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을 위해 이동 하고 있다. 2025.04.10. 뉴시스
그러자 권 전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에 대해 “애당초 한 전 총리 출마를 요구했던 것도, 또 단일화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도 모두 우리 당 의원들이고 보수 진영의 여론이었다”고 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한 전 총리의 출마를 다시 요구하며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주장한 것은 우리 당 경선 후보들이었다”며 “한 전 대표 역시 경선 막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에게 표가 쏠리자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라면서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 전 비대위원장은 “저와 지도부가 무슨 군사 작전을 하듯이 한 전 총리 ‘옹립 작전‘을 편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내세우거나 기존 후보의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높이려 했던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 뉴시스
또한 권 전 비대위원장은 “계엄 직후 도대체 왜 이런 조치가 내려졌는지 정확한 사태 파악도 없이 여당 대표가 곧바로 계엄 해제에 나선 것은 솔직히 감정적인 대응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물론 계엄을 잘 했다는 것이 아니다. 저 역시 이번 계엄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수차례 이야기했을 뿐 아니라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최초로 사과한 바도 있다”면서도 “여당이라면 책임 있는 우선 당국자의 설명을 듣고 해제 등에 관한 입장을 정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려 “12월 3일 밤 즉시 불법 계엄을 저지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인지, 솔직히 놀랍다”며 “권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들이 모르는 ‘계엄의 깊은 뜻’을 이제라도 알려달라”고 했다.

#권영세#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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