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2일 충남 예산군 하포2리 수해피해마을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7.22/뉴스1
국민의힘이 다음 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극우 VS 내부총질’ 충돌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중도·소장파 그룹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적 쇄신과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 문제를 두고 당내 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수도권 의원들은 극우 세력과의 결별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22일 “개혁으로 단합하고, 개혁 내에서 국가발전 노선의 다양성으로 경쟁하는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며 “지금 개혁은 계엄옹호와 부정선거론을 골자로 하는 윤어게인으로부터의 결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혁이냐 반개혁이냐, 극우냐 반극우냐로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것부터 분열이고 패배”라며 “윤어게인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의 다양성과 관용의 범위 밖이고, 헌법이 아웃시킨 노선을 우리 당이 끌어안아서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지역 재선 의원인 배준영 의원도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려면 이른바 중·수·청인 중도, 수도권, 청년으로 확장해야 된다”며 “전한길 씨는 가장 오른쪽에 있으면서 우리 당의 확장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픔이 없고 논란이 없는 혁신이라고 그러면 그건 혁신이 아니다”며 “큰 틀에서 바꾸고 혁신을 통해 미래로 나가기 위한 그런 고통을 감내하는 게 혁신의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분출됐다. 대구 지역 재선인 김승수 의원은 “치열하게 내부 논의나 이견을 조정해가지고 이게 간극을 좁혀나가는 그런 노력들이 있어야 하지만, 최근에 이러한 내부 진지한 토의 과정은 거의 실종됐다”며 “일방적인 본인들의 개인적인 입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외부에 표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밖에서 볼 때는 이게 보면 굉장히 서로 그런 이해관계를 다투는 자중지란이라 하는 모습 그런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며 “의견이 사전에 조정이 되지 않고 외부에 표출되다 보니까 더 조정을 어렵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양상인데, 내부적으로 치열한 토론을 하는 그런 모습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이자 강원 지역 재선인 박정하 의원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 같다”며 “부정선거도 옹호하고 대통령의 계엄도 당연시하고 계몽령이라고 하고 하늘의 계시라고 얘기하는 것들의 분위기로 당이 다시 돌아가고 있어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혁신안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가 미뤄지는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를 겨냥해 “혁신안을 고사시키는 경로로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국민의힘은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수해 복구 봉사활동 참여 등을 이유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윤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극우 프레임 극복을 강조하고 나선 장동혁 의원을 향해서는 “탄핵의 바다 속에 당을 아주 바닥 깊은 곳에 계속 밀어넣고 있다. 내부 총질이 아니라 그냥 내부에 수류탄을 까서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당권 주자들은 수해 복구 봉사활동이나 메시지 발신 등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당권 주자인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이날 충남 예산군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같은 곳에 봉사활동을 했다. 김 전 후보는 송 비대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 씨 입당 논란과 관련해 적극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한길 강사는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선동하고 있다”며 “그런 극우인사가 입당하고, 당 소속 의원들이 그 극우인사를 연사로 초청하는 행사가 연달아 열리고, 그러한 극우 언사에 동조하는 당권후보와 중진의원들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에서 전통의 보수정당 국민의힘의 극우정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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