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끊어내야” vs “내부총질 말라”… 갈라진 국힘 당권주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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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탄-반탄 이어 전한길 입당 놓고 충돌
한동훈 “尹어게인 세력 黨접수 획책”… 장동혁 “극우 프레임 깰 것” 반박
안철수, 김문수 겨냥 “친길당 되려해”… 조경태 “혁신 찬성파 단일화” 제안
윤희숙 “全에 판깔아준 중진 징계를”

21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장동혁 의원. 뉴시스
21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장동혁 의원. 뉴시스
“연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국민의힘의 극우정당화를 막아야 한다.”(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차기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 주자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한 전 대표가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과 관련해 “급기야 ‘윤 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을 선동하는 세력이 우리 당을 접수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날을 세우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장 의원이 “내부 총질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맞선 것. 장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22대 총선을 지휘할 때 사무총장을 지냈고, 당 대표 시절에는 수석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한때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됐다. 대선에서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분열하며 ‘윤의 수렁’에 빠져들었던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인적 쇄신론과 전 씨를 비롯한 ‘아스팔트 우파’ 문제를 두고 다시 충돌하는 양상이다.

● “내부 총질 세력이 극우로 몰아가” vs “극우정당화, 망하는 길”

장 의원은 21일 “일부 낡은 언론매체와 탄핵에 찬성했던 내부 총질 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그리고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반드시 당 대표가 되어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 프레임을 깨부수기 위한 자유민주주의 수호 세력과 반자유민주 세력의 싸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전 씨 입당 논란 등을 반박하면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 등 구주류가 장 의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 의원은 탄핵 정국에서 반탄에 앞장섰고, 한 전 대표와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적 쇄신과 전한길 씨 입당 문제 등을 두고 당권 주자들이 충돌하고 있다. 21일 경남 산청 수해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 산청=뉴스1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적 쇄신과 전한길 씨 입당 문제 등을 두고 당권 주자들이 충돌하고 있다. 21일 경남 산청 수해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 산청=뉴스1
반면 한 전 대표는 전날(20일) “우리 당이 더 떨어질 곳이 있냐 하지만 극우정당화의 길은 진짜 망하는 길”이라며 “극우 컬트 정당으로 어떻게 이재명 정부를 견제할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전 씨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당 혁신위원장을 사퇴하고 당권 도전 뜻을 밝힌 안철수 의원도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조건 어떤 세력이건 모두 뭉치자는 것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했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대선 후보를 겨냥해서는 “‘친길(친전한길) 당 대표’가 되려고 하는 거냐”라고 날을 세웠다. 전날 김 전 후보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전 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고 한 것에 대해 공세를 편 것이다. 당내에선 김 전 후보와 전 씨가 전당대회에서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1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1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안 의원, 한 전 대표 등과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 의원은 “혁신에 찬성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100%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화하는 것을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요청하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 송언석 “전한길 조사 지시, 단호히 처리”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 씨 입당을 비판한 안철수 의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 씨 입당을 비판한 안철수 의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에선 이날도 전 씨 입당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전 씨에 대한 출당 조치와 전 씨와 관계가 있는 중진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전 씨의 계엄 옹호 발언 등은 입당 이후 문제”라며 “거기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가 가능하다. 판을 깔아준 중진들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남을 비난하고 남을 뺄셈하는 정치가 아니라 우리가 자유공화주의자로서 같이 가기 위한 틀로써 한 전 대표, 윤 위원장, 저, 전 씨 넷이서 토론회를 하자”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 씨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며 “당에 유해한 행위나 민심을 벗어나는 언행이 확인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조치하겠다. 상식에 따라 차분하면서도 단호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극우#전한길#한동훈#장동혁#안철수#조경태#윤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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