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오른쪽)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됩니까.”(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여기서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옵니까.”(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22일 법사위는 나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두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추 위원장과 나 의원 간의 충돌로 정회를 반복하며 파행을 빚었다. 여야가 다시 한 번 고성을 주고받으며 또다시 아수라장을 만든 것.
법사위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 앞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란 글귀와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사진 등이 담긴 피켓을 부착하면서 충돌이 시작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회동설을 제기한 서 의원 등을 비판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내건 피켓을 추 위원장과 민주당이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추 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 “노트북은 국회 공공기물로 정치 구호를 붙이는 건 회의 진행 방해”라며 “직접 철거하거나 아니면 국회 직원이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계속 이런 추한 법사위 모습을 지킬 건가, 가을 추(秋) 자가 아니라 추할 추(醜) 자가 붙는 그런 법사위가 된다”고 반발했고, 추 위원장은 “송 의원, 참 유치하시다”라고 맞받았다. 추 위원장의 성(姓)은 한자로 가을 추(秋)다. 국민의힘이 피켓을 철거하지 않자 추 위원장은 오전 10시 30분 전체회의를 시작하면서 질서유지권 발동을 선언하고 나 의원과 송 의원, 조배숙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을 명령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의사 진행 발언을 요구했지만 추 위원장은 이를 불허했다. 실랑이가 계속 이어지자 추 위원장이 나 의원에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냐”고 하고 나 의원이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오느냐”며 반발하면서 충돌은 더 격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79학번, 나 의원은 82학번이다. 결국 법사위는 오전 내내 정회됐고, 오후에야 청문회를 시작해 증인으로 출석한 검찰 관계자들에게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의 분실 경위를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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