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트럼프 관세 인상, 합의 파기로 보기 어렵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9일 14시 49분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장관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장관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29일 “(한미 관세) 합의 파기로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우리가 미 측에 잘 설명을 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런 과정은 재협상이 아니라 기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의 충실한 이행을 서로 협의해 나가는 것이라고 보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번 조치가 쿠팡 사태와 온라인플랫폼법안(온플법)과는 관련이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쿠팡 사태는 이번 관세와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우리 스스로 (관세 문제와) 연계해 해석하는 것은 협상에서 우리의 위치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 정부와 의회에서 한국의 팩트시트 이행과 관련한 기류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변화된 미국의 의사결정 구조와 SNS 중심의 발표 방식상 우리가 사전에 포착할 수준의 사안은 아니었다”며 “설령 어떤 신호를 감지했더라도 그로 인해 우리의 일정 자체를 바꿔야 할 정도라고 판단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장관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장관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SNS 발표에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너무 화들짝 놀래서 우리 스스로 입장을 약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 내 미묘한 변화까지도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보 현안과 관련해선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가 본격 논의 단계에 접어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핵잠 건조를 위한 자체 역량 평가와 관련해 “대강 마무리됐고, 협상 준비를 위한 내부 협의체도 구성됐다”며 “미국 협상팀이 이르면 2월 방한할 가능성이 있고, 여건이 맞지 않으면 우리가 미국을 방문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020년대 후반에 건조를 시작한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미 측 역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과의 면담을 언급하며 “확장억제, 즉 미국의 핵우산 제공에 대해 전혀 이견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최상위 대외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과 하위 문서인 국가방위전략(NDS)에서 ‘북한 비핵화’와 ‘확장억제’ 표현이 빠진 데 대해서도 “기조 변화가 아니라는 설명을 미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핵과 관련해 ‘군축 협상’을 거론한 데 대해 “군축이냐 핵 군축 협상이냐는 표현 논쟁은 나쁘게 말하면 용어의 장난”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핵 군축 협상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다만 조 장관은 “원칙은 같다. 목표는 물론 비핵화”라며 “비핵화를 맨 먼저 얘기하면 (협상이) 잘 안될테니 표현을 순화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자는 입장에는 한미 간 이견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주변 외교 지형 전반에 대해 조 장관은 한중일 협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에 이 대통령 지시로 중국·일본 총리를 각각 풀어사이드(pull aside·비공식 약식 회담)로 만났고, 이 만남이 올해 1월 중국·일본 정상과의 셔틀 외교로 이어졌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조 장관은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선 “급변하는 국제 경제 질서 속에서 필요성이 크다”며 “국내 일부 산업의 부담이 있더라도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한국의 CPTPP 가입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후쿠시마산(産) 수산물 수입 재개 문제에 대해선 “국제 기준에 따른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국민 신뢰가 쌓이면 해결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관세#도널드 트럼프#한미 무역합의#조현 외교부 장관#관세 재인상#핵추진 잠수함#확장억제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