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2015년 미스터리’에 대한 토론이 내부에서 꽤 있었습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얼마 전 꺼낸 얘기입니다.
출산율과 청년실업률 같은 주요 사회, 경제 지표가 악화하는 과정에서 2015년이 변곡점이었을 수도 있다는 시각으로 과거 상황을 되짚어 봤다는 설명이었는데요.
기재부 고유의 경제 정책은 물론 국가적 과제인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도 각종 지표 악화의 원인과 해법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특히 2015년은 20대 청년층의 실업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출산율 측면에서는 큰 분기점이었다는 설명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2015년 전후의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기재부의 생각을 한번 가볍게 풀어보겠습니다.
● “2015년에 ‘흙수저’ 등 수저계급론 본격 확산”
과거의 한국을 살펴보는 데는 당시의 신문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는데요. 2015년 7월 10일 자 동아일보 오피니언면에 실린 한 칼럼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헬조선 이용자들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날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자책합니다. 사는 게 힘들다는 젊은이의 절규에 “철없는 소리다. 모두 너희들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일갈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풍자지요. 금수저는 태어난 가정의 유복함을 드러내는 최고 수준으로, 그 뒤를 이어 은수저-동수저-흙수저가 있습니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젊은이는 사회가 주입시키는 대로 죽어라 노력해도 혼자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벽이 있다는 걸 깨달아 갑니다. 개인의 좌절이 사회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느끼는 젊은이가 많아질수록 그 사회는 미래를 잃어 갑니다.
인터넷 세상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지금 SNS에서’라는 기자 칼럼이 이른바 ‘수저계급론’을 소개한 것인데요.
실제로 기재부도 2015년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저계급론이 처음 등장해 급격히 퍼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아무래도 여러 사회 현상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살펴본 ‘2015년 미스터리’와 여기에 대한 설명은 “2015년을 전후한 노동시장 및 대외 경제 여건 악화가 한국 사회의 경제적 활력을 떨어뜨렸고 이런 상황 속에 2015년 1.24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한국이 ‘아이 낳기 힘든 혹은 싫은 나라’가 된 이유에는 당연히 이보다 다양한 이유가 있고 기재부 안에서도 다른 요인에 대한 분석이 함께 진행 중입니다.
또 다른 시각과 분석, 그리고 여기에 따른 해법들은 다른 기사를 통해 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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