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을 위해 3일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삼부토건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 입구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삼부토건이 업무협약(MOU) 체결을 다른 기업들과 달리 비공개로 진행했다. MOU 내용도 두루뭉술해서 의아했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전·현직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하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의 실체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 포럼에 참석했던 한 인사가 이처럼 밝혔다.
이 인사는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런데도 주가가 실시간으로 급등하는 걸 보니 (삼부토건의) 목적이 애초부터 언론 플레이를 통한 주가 부양이 목적이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해당 포럼엔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석했다. 포럼과 함께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특검은 삼부토건이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수주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었음에도 ‘재건사업 참여’라는 호재성 정보를 흘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우려 했다는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글로벌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계획안에 따르면 2023년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포럼의 주요 주제는 전후 복구 거버넌스 구축과 재건 전략 수립 등이었다. 분야는 △한-우 농업 메가 프로젝트 △성장지원형 물류산업단지 구축 △테크노파크·산업공단·우주항공 프로젝트 등으로 세분화됐다.
참석한 기업과 기관들은 이에 맞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고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 참석 인사는 “다른 기업들은 도로, 병원, 다리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지만, 삼부토건은 ‘적극 협력하겠다’는 식의 추상적 수준이었다”며 “뒤이어 삼부토건 MOU 체결 보도자료가 나오고 주가가 급등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행사의 판 자체가 삼부토건을 위해 짜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협력한다’는 수준의 내용도 흔치 않은 건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한국 정부 차원의 기대 사업인 만큼 신용을 중요시하는 큰 기업일수록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이 포럼은 5월 21일부터 2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고, 참가비는 1인당 100만 원이었다. 하지만 국토부 개입 이후 일정은 22~23일로 단축됐고, 참가비도 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행사 직전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삼부토건 측과 면담한 사실, 그리고 원 전 장관의 참석 배경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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