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8.21. 뉴스1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65)에게서 인사 청탁 이력서를 받은 오을섭 전 국민의힘 대선 네트워크본부 위원장으로부터 “전 씨에게 부탁받은 것은 맞지만 (이력서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전달하진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 전 위원장은 권 의원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이 진술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27일 권 의원을 불러 전 씨의 공천 청탁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 전 위원장은 지난달 특검에 출석해 “전 씨에게 이력서를 다수 받은 것은 맞지만 이를 권 의원에게 전달하진 않았다”며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전 씨가 부탁했다고 추천하긴 무리”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오 전 위원장은 전 씨가 기업 관계자들을 소개해달라고 해 연락처를 전달해 주는 등 “몇 번 연결을 해준 적은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 전 위원장은 “전 씨에게 ‘대선 때 고생한 네트워크본부 사람들을 좀 도와달라’는 취지로 부탁했지만, 이중 청탁이 성사된 인물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전 씨가 2022년 3~4월 오 전 위원장에 이력서를 보내며 박현국 경북 봉화군수, 박창욱 경북도의원의 공천을 부탁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전 씨의 청탁 문자에 오 전 위원장은 “넵 꼭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낸 바 있다. 당시 전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권 의원이 내 말을 거절했는데, 오 전 위원장이 권 의원과 살갑게 지내는 것을 알고 부탁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 전 씨는 2022년 4월 권 의원에게 박현국 봉화군수 등의 이름과 지역 등을 기재한 청탁성 문자를 직접 보내기도 했다.
특검은 김형준 전 오사카 총영사 임명 과정에 오 전 위원장이 연관돼 있는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총영사가 전 씨 측에 수천만 원을 주고 오사카 총영사 등에 발탁됐고, 이 과정에서 오 전 위원장이 청탁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전 위원장은 “김 전 총영사를 인수위에 넣어줬거나 오사카 총영사 임명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며 “내가 아닌 다른 루트(장제원 전 의원)로 발탁된 걸로 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전 씨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15일 오 전 위원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다음날인 16일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권 의원을 상대로 전 씨의 인사 청탁이 전달되진 않았는지 등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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