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2.19.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과정과 회의록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는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정부 주무 부처에서 “조정을 통한 분쟁해결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에 대한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1월 대표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중위 조정 절차를 원칙적으로 공개하고, 조정 과정을 의무적으로 상세한 회의록으로 기록해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 의원은 제안 이유로 “조정의 비공개 원칙으로 인해 조정심리조서는 조사관이 핵심사항만 간략히 기재하는 방식으로 작성되고 있으며, 녹음·녹화·촬영이 모두 금지돼 실제 심리 과정에서의 당사자 주장과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거나 기록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22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위 박재유 수석전문위원은 이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조정절차가 공개되면 해당 절차에서 제시된 정보나 당사자의 발언이 추후 소송이나 중재절차에서 증거로 활용되거나 조정 결과를 왜곡하여 외부에 전달함으로써 당사자 일방에 불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점을 토대로 “조정 절차는 비밀성이 본질적 특징”이라고도 했다.
소관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법원의 소송 이외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대체적 분쟁해결은 신속하고 유연한 분쟁 해결이 목적으로 조정절차의 비공개는 그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기본원칙이며, 조정절차를 공개하는 국내외 대체적 분쟁해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언론단체들은 온라인 뉴스로 피해를 받은 사람이 해당 기사에 대한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1월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온라인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 등이 이뤄지더라도 잘못된 기사는 그대로 인터넷상에 남아 피해가 지속되는 등 완전한 피해구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제안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문체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신문협회는 이 법에 대해 “‘열람차단청구권‘은 기사 접근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언론⋅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도 각각 “추상적 표현 및 피해사실 주장만으로 기사의 열람차단이 가능하다면 과잉규제가 될 우려가 있다” “진실 규명 전에 기사가 열람 차단되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감시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문체부는 이 법안에 대해선 “언중위에서 이미 실무적으로 열람차단을 피해구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찬성 입장을 냈다. 언중위도 “열람차단청구권 신설은 위원회 조정심리 절차에서 이미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합의 방안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찬성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5.10.23. 뉴시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민주당이 사설과 기고까지 재갈을 물리더니 이제는 기사 자체를 봉쇄하는 ‘열람차단법‘을 만들었다”며 “언중위의 비공개 조정절차를 공개하자는 건 언론을 압박하고 기자들을 위축시키며 지지 세력에게 좌표를 찍어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체위는 23일 전체회의에서 이 두 법안을 상정해 심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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