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비용 아끼려 누군가 목숨 빼앗으면 살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2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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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적 산재공화국 뜯어고칠 것…필요하면 법 개정”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안경을 바꿔 쓰고 있다. 2025.08.1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안경을 바꿔 쓰고 있다. 2025.08.1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산업재해 사망과 관련해 “지출해야 할 비용을 아끼려고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건 ‘미필적 고의 살인’”이라고 말했다. 산재 사망 근절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망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자 산재와 관련해 재차 강한 메시지를 낸 것. 이 대통령은 휴가 복귀 뒤 첫 지시로 “앞으로 모든 산재 사망 사고를 직보하라”고 지시하는 등 강도 높은 산재 사망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반드시 후진적 산재공화국을 뜯어 고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산재 사망이 여전히 많은 편이다. 계속 강조하고 있는 데 사람 목숨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느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살기 위해서 갔던 일터가 ‘죽음의 장’이 되어선 절대 안 된다”며 “불가피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피할 수 있는 데 피하지 않았다면, 특히 지출해야 할 비용을 아끼려고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건 전에도 말했지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사회적 타살’”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고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에 대해 “목숨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기는 잘못된 풍토 때문”이라고 봤다. 해결책에 대해선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걸어야 한다는 뜻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을 하는 데에서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안전조치를 안 하는 건 바보짓이라고 생각이 들게 하면 된다. 그게 더 손해가 되게 하면 된다”며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조사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안 하면 그 자체를 엄정하게 제재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산재 사망이) 많은 곳이 건설현장 같은 데 하도급이 반복되면서 실제 공사비가 줄어들다보니 전체 원공사비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한다”며 “그러니까 안전조치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워낙 구조적인 문제라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며 “제도화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치의 조치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필요하면 관련 법을 개정해서라도 후진적인 산재 공화국을 반드시 벗어나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산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발언과 지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산재사고가 발생한 SPC삼립 시화공장을 찾아 경영진을 질책했다. 또 이달 6일에는 잇단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 면허 취소와 공공 입찰 금지,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뒤인 9일 첫 업무 지시로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 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직보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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