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 과거처럼 ‘안미경중’ 취할 수 없는 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6일 0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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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8.25 워싱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8.25 워싱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과거에 한국은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태도를 취한 게 사실이지만, 이제 과거처럼 이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일각에서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경제적 실익은 다른 곳에서 취한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했다.

‘안미경중’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병행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심하게 말하면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미경중’의 입장을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세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미국의 정책이 명확하게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그런데 미국도 중국과 기본적으로 경쟁하고 심하게는 대결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협력할 분야에서는 협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도 미국처럼 중국과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간담회에서 “외교에서 친중, 혐중이 어디 있나”라며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용주의 외교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당시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 동맹”이라며 “우리가 자본주의 시장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하는 쪽과의 연합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거냐, 절연하고 살 수 있느냐”라며 “절연 안 하는 걸 친중이라고 한다면, 그런 의미의 친중이라면 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는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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