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헌안 ‘투표 불성립’…국힘 불참에 정족수 미달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7일 16시 12분


우원식 의장 “내일 본회의 재표결”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5.7 ⓒ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5.7 ⓒ 뉴스1
1987년 이후 39년 만의 헌법 개정 시도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정말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자행하고 있는 헌법 파괴부터 멈춰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7일 오후 2시 25분경 국회 본회의에는 계엄 성립 요건 강화,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이념 헌법 전문 명시 등을 담은 헌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우 의장은 “12·3 비상계엄을 겪으며 헌법의 빈틈을 확인한 국회가 다시는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헌법적 안전장치를 세우는 역사적 책임을 완수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6명이 법안 찬성 토론을 하는 동안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 시각 국민의힘은 개헌안에 대한 반대 당론을 확정하고 본회의에 불참했다. 전날 당론을 거슬러 표결 참석 의지를 밝혔던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도 불참했다.

개헌안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286명) 3분의 2 이상인 19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구속 수감 중인 무소속 강선우 의원을 제외한 범여권 의원 179명에 더해, 국민의힘 의원 12명도 찬성표를 던져야 통과가 가능하다.

결국 우 의장은 오후 4시 5분경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하지 않는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다. 그는 “명패 수를 확인한 바 총 178매로서 투표하신 의원 수가 의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12·3 비상계엄으로 그 큰 고통과 혼란을 겪고 나서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없도록 헌법을 고치자는 것인데, 그리고 그것이 국회에 주어진 분명한 역사적 책무인데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개헌은 더 기약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태로 시간이 흐르다가 또 다시 제 2의 12·3 사태가 생기면 윤석열과 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면 오늘의 이 결과가 얼마나 통탄할 일인지 생각만으로도 두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만약에 생겨나면 이번 투표 불참으로 개헌을 무산시킨 여러분은 불법 비상 계엄에 동조, 방조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8일 오후 2시 본회를 다시 소집해 헌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8일 개헌안 표결을 재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본희의 전 의원총회를 마치고 “오늘 투표가 불성립할 경우 내일 오후 2시 본회의를 개최해 다시 한번 표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바꿀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늘 민주당이 통과시키겠다는 개헌안은 이재명 독재 연장을 위한 정략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리 당은 이재명 정권의 독재 개헌 추진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당내 개헌 이탈표가 안 나온 것에 대해 “당론인데 이탈표 있는 게 그게 이상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8일 재투표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선 “민주당이 자행하고 있는 헌법 파괴부터 멈춰야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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