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성호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언급하며 ‘중도보수연대’ 추진을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탄핵 찬반을 두고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개혁신당은 물론 국민의힘 일부와도 연대할 수 있다는 구상을 띄운 것이다.
정 의원은 20일 ‘국민의힘 내 일부 세력, 개혁신당까지 해서 중도보수연대를 추진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며 “탄핵에 찬성하고, 빨리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분들이 다 함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연대 대상으로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포함한 여당 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파와 개혁신당 등도 포함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꿨던 대연정을 실현했으면 좋겠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집권을 위해서 DJP 연합도 하고, 굉장히 보수적인 분들하고도 함께했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정체성’ 논란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민주당이 합리적인 보수까지 껴안고 국민들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 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방어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비명(비이재명)계에서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데 대해선 김 전 대통령의 연합 정치를 예로 들며 “우리 한국의 정당사를 한번 쭉 보셨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친명 지도부도 이 대표의 발언이 당의 확장성에 도움이 된다며 엄호에 나섰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세상은 변하는데 자기 위치 값이나 생각이 변하지 않는 것만큼 미련한 게 없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극우를 제외한 합리적인 보수의 영역까지 논의 대상으로 포함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논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은 이틀째 이어졌다. 고민정 의원은 “자칫 진보 섹터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효과를 의도치 않게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대한민국 현대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이 대표의 ‘중도보수’ 망언은 철학도, 역사도, 기본 이념도 없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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