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구내식당에서 이동석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2025.2.20/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아 수출 기업의 국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감세 정책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을 언급하며 “미국 정책에서 배울 건 배워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공장을 둘러본 뒤 임원진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전략 산업 분야는 국내 생산을 촉진, 지원하는 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면서 “일본이나 미국은 도입하고 있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주요 수출기업이 국내에서 공장을 가동할 경우 세액 공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 조기 대선 국면에서 연일 성장 담론을 강조하고 있는 이 대표가 반도체 산업 지원과 상속세 감면 등에 이어 새로운 친기업 정책을 제시하며 ‘우클릭’ 기조를 이어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해외 사례들을 참고해 이 대표가 언급한 ‘전략산업 국내 생산 촉진 세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의 국내 생산량에 비례해서 세금 혜택을 주자는 취지다. 정부는 그동안 해외에 있던 공장을 ‘리쇼어링(reshoring·국내 복귀)’ 하는 기업 위주로 법인세 등을 감면해줬다.
이 대표는 이날 “미국이 국내 산업 보호와 국내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과하다고 여겨질 만큼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우리도 배울 것은 좀 배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상호 관세 등으로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선 만큼 한국도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미국을 자극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현대차 측은 “미국이 국내 생산에 대한 세액공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해 한국 기업에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이날 전기차 분야 지원 유지, 대미 통상 환경 개선을 위한 한미 의원외교 강화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은 “자동차 산업은 메이커(생산자)뿐 아니라 전후방 산업에 연관 효과가 크다”며 “(부품사 등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부분(지원 대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날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공장을 찾아 반도체 분야 규제 철폐 필요성을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