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불법-부당 단일화 불응…내가 승리하겠다” 발언뒤 의총 퇴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9일 1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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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대단히 실망…자신 버릴 줄 알아야”
金 퇴장에 일부 의원들 “뭐하는 거냐” 고함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소속을 당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중단하라"며 입장을 밝힌 뒤 의총장을 떠나자 의원들이 이를 말리고 있다. 2025.5.9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소속을 당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중단하라"며 입장을 밝힌 뒤 의총장을 떠나자 의원들이 이를 말리고 있다. 2025.5.9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옆에서 신동욱 의원이 말리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옆에서 신동욱 의원이 말리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없으며, 내가 나서서 승리하겠다”며 양보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하루 전인 8일 대화 과정을 공개한 단일화 협상에 이어 이날 의총 발언까지 생중계되며 국민의힘은 후보와 당 지도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을 넘어 감정까지 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게 됐다.

김 후보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재 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후보 단일화를 두고 “선거에서 한 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작업”이라며 “이런 단일화를 제가 응할 수 있겠냐”며 이렇게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나오고 있다.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나오고 있다.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뉴스1
의원총회 장소에 도착한 김 후보는 권성동 원냉대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악수하며 등장 초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김 후보도 발언에 앞서 “존경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님 정말 사랑합니다”라며 팔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후보가 발언을 시작하자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김 후보는 “(이달 3일) 연휴 중에 저를 (대선 후보로) 뽑고, 연휴가 끝나자마자 그 다음날 12시까지 단일화를 하라고 했다”며 “우리 국민의힘에서 책임 있는 당직자들께서 이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느냐”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무소속 후보가 기호 2번을 달고 우리 당의 자금과 인력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물리적으로 7일까지 단일화가 돼야 된다는 논리였다”며 “그렇다면 그 동안 저와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많은 후보들은 무슨 존재인가”라고 반문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를 향해 “무소속을 당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중단하라”며 입장을 밝히자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를 향해 “무소속을 당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중단하라”며 입장을 밝히자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김 후보는 또 한덕수 무소속 후보를 두고 ‘외부인’ 프레임 뿐만아니라 ‘경쟁력 없는 후보’라는 점도 부각했다. 김 후보는 “저 김문수는 이재명과의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승리한 결과가 나온 적도 있지만 한덕수 후보가 이재명을 이겨본 적 있느냐”며 “경쟁력 조사에서도 저와 한덕수 후보는 거의 차이 나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단일화 절차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는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당헌당규 위반이면서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단상에 오른 권 비대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길게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큰 지도자가 되려면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면전에서 직격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옆에서 신동욱 의원이 의총장 나가는걸 말리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옆에서 신동욱 의원이 의총장 나가는걸 말리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를 향해 “무소속을 당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중단하라”며 입장을 밝힌 뒤 의총장을 떠나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를 향해 “무소속을 당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중단하라”며 입장을 밝힌 뒤 의총장을 떠나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이후 김 후보는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으로 의총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지금 뭐하는 거냐”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파행 의총이 된 직후 기자들에게 “(김 후보가) 4월 7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월 10일 이전에 단일화를 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스스로 말씀하셨다”며 “그 외에도 전당대회 직후에 단일화 약속을 스무 몇 차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의 명분은 여론조사 결과 당원들의 압도적지지, 우리 국회의원들의 거의 전원 일치 의견”이라며 “그런 점을 지도부가 대신해서 전달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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