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억제 넘어 中-러 견제 의도
‘4500명 감축’ 부인… 여지는 남겨
일각 “현재 거론 내용 빙산의 일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AP 뉴시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반도) 지도를 보지 않으면 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지(absolutely necessary)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제를 넘어 중국 및 러시아 견제, 대만해협 문제 등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취지다.
브런슨 사령관은 28일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해 “전략적 유연성은 모두가 원하는 것”이라며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보장하려면 때로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략적 유연성이 역내 위기 발생 시 주한미군이 한반도 외 작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힘을 통한 평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 슬로건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한반도가 위치한 자리에 미국 항공모함이 배치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라”며 “러시아와 중국은 동해와 서해에서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2만8500명 중 4500명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미) 합참의장은 내게 다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전력 구조에 대한 논의는 항상 있었다”며 주한미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주한미군을 포함한 해외 주둔 미군 재편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현재 공개된 미국의 주한미군 역할 및 규모 조정 논의가 ‘빙산의 일각’ 수준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브런슨 사령관이 전략적 유연성을 거듭 강조하는 것은 주한미군이 대중 견제 등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대라는 점을 인정받아야 주한미군 지위도 인정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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