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간의 6·3 대선 레이스가 결승점을 앞두고 있다. 올해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라 3년 만의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국면마다 여러 변수들이 민심을 자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민주화 이후 가장 높은 득표율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겼다. 국민의힘에선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있었지만 김문수 후보는 후보직을 지켜내고 보수 결집을 시도했다. 제3지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보수진영의 단일화 압박에도 완주를 이어 나갔다. 고비마다 대선 정국을 출렁이게 한 장면 5개를 소개한다.
①이재명 득표율 89.77%로 경선 압승
이재명 후보는 당 경선에서 89.77%의 최종 득표율을 얻어 4월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경쟁 상대였던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각각 6%대와 3%대 득표율에 그쳤을 정도의 압도적 승리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치러진 경선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1997년 15대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받은 78.04%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후보 선출 나흘 만인 5월 1일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지만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대선 이후인 6월 18일로 연기했다.
②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국민의힘에선 경선을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는 초유의 시도가 있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선 후보 등록 마감 하루 전인 지난달 10일 오전 2시 반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김 후보의 후보직 박탈을 의결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내세워 경선에서 승리한 김 후보가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전 단일화에 미온적으로 나온다고 판단해 ‘강제 단일화’를 진행한 것. 한 전 총리도 새벽에 ‘입당 및 후보 등록’을 진행했다. 이후 당 지도부는 오전 10시부터 전(全)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교체 찬반을 물어 한 전 총리로 후보 교체를 완료하려 했지만 당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③윤석열 사과 없이 뒷북 탈당
윤 전 대통령은 첫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탈당했다. 비상계엄이나 탄핵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국민의힘은 후보 교체 시도 논란 이후 새로 임명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대선 승리를 위해 탈당해야 한다”며 공개 탈당을 압박했다.
하지만 애초에 윤 전 대통령은 자진 탈당에 미온적이었고, 당 지도부도 강제 출당에 나서진 않으면서 ‘뒷북 탈당’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④보수진영 단일화 무산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보수진영 단일화는 6·3 대선 막판 변수로 꼽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준석 후보에게 “아름다운 단일화로 함께 공동정부를 이끌어 가느냐, 100%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통합 후보를 선출하느냐 두 가지”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고 양측의 단일화 실무협상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보수진영 단일화 최종 데드라인으로 여겨졌던 사전투표일(지난달 29, 30일) 전까지 결국 단일화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 대선은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⑤역대 최악의 TV토론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열린 세 차례 TV토론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각 대선 후보들은 정책과 비전을 알리기보다는 네거티브에 치중했다. 경제, 사회, 정치 분야로 주제를 달리해 TV토론이 열렸지만 후보들은 불리한 답변은 회피하고, 상대를 향한 원색적인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3번째 TV토론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젓가락 발언’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과거 인터넷에 썼다는 댓글을 생중계에서 원색적으로 공개하면서 토론이 비방 경연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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