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3 대선’]
이재명 후보 주요 공약-입장 분석
檢 수사-기소 분리, 징계파면 제도 도입… ‘尹거부권’ 상법개정안-노란봉투법 추진
주한미군 감축설엔 “그러지 않게 해야”… 65세 정년 연장, 단계적 주4.5일제도
《오늘 ‘선택의 날’, 투표전 이것만은 보고 가세요
6·3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즉 궐위에 따른 선거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탓에 정책공약집을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 하루 전, 국민의힘은 3일 전에 공개하는 등 ‘깜깜이 대선’이란 비판이 나왔다. 새 대통령 취임 후 국정 방향을 알 수 있는 밑그림인 대선 공약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투표장에 가기 전 주요 공약과 핵심 이슈에 대한 각 후보들의 입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항목별로 정리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측이 35조 원인가, 30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한다고 태도를 바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그 정도 규모 이상의 추경을 하겠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 후보는 2일 민생 회복을 첫 번째 과제로 강조하면서 당선 즉시 추경 편성을 통한 내수 활성화를 공약했다. 소비 진작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역화폐, 소비쿠폰 방식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발표한 공약집에도 지역화폐 발행을 국고로 지원해 규모를 확대한다는 취지의 ‘지역화폐 발행 지원 의무화’가 담겼다.
당선 직후 이뤄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상 협상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에서 “나도 만만한 사람 아니다”라며 “누군가 일방 손해를 보는 건 외교가 아니라 약탈이다. 그건 조공 바칠 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모두의 일이니까, 필요하면 가랑이 밑이라도 길 수 있다. 그게 뭐 중요하냐”고 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선 “그러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재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후보는 검찰과 사법부 등 권력기관의 기능 축소 등도 예고했다.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발표한 공약집에는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검사 징계파면 제도 도입 등이 명시됐다. 이 후보는 이날 “수사와 기소 주체가 같으니 기소하기 위한 수사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사법부 개혁과 관련해선 대법관 증원과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국민참여재판 확대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 구상 의지도 밝혔다. 이 후보는 “기획재정부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며 “예산 기능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예산 편성을 담당하게 하고, 기재부는 장기적인 경제 정책 수립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 탄소중립 산업을 육성하고,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혔던 상법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처리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 활성화 공약의 일환으로 ‘주주 충실 의무 상법 개정 재추진’과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그는 “상법 개정은 (취임 후) 2∼3주 안에 할 것”이라며 “좀 더 보완해서 세게 해야겠다”고 했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선 “국제노동기구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노란봉투법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지원을 위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대통령실에 AI 전담 수석비서관직을 신설하고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강화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투자 1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노동 분야에서는 주 4.5일제의 단계적 도입과 사회적 합의를 통한 65세로의 정년 연장을 공약했다. 지역별 의료 격차 해소 방안으로는 지역의사제, 지역의대, 공공의료 사관학교 신설을 제시했다.
김문수 후보 주요 공약-입장 분석
공수처 폐지하고 ‘사법방해죄’ 신설 추진… 기업규제-법인세 완화, 부부 상속세 폐지
당선 즉시 방미… 트럼프와 조기 정상회담, ‘50인 미만’ 중대재해법-주52시간제 완화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취임 당일 오후 즉시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대통령 당선 시 즉각 추진할 사안을 발표하면서 “어려운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해 취임 당일 오후에 바로 여야 원내대표 연석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추경안에는 올 3월 발생한 경북 산불 피해 보상을 포함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는 경제 대전환 정책으로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와 잠재성장률 3%를 핵심으로 하는 ‘MS(More & Secure)노믹스’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복지보다 강한 분배가 좋은 일자리”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규제와 법인세 완화를 공약했다. 또 종합부동산세 다주택자 중과세와 부부간 상속세는 폐지하겠다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김 후보는 “당선되면 6월에 바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정상 간에 포괄적 협상을 이룬 뒤 7월 안에 통상 관련 협상을 타결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적정 수준에서 합의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의 안정적 전환도 추진한다. 다만 주한미군 감축은 전략적으로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한미동맹 범위 내에서 핵무장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 조직에서는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뒷받침할 과학기술 부총리직을 신설해 경제·사회와 더불어 3대 부총리제를 도입한다. 저출산 문제와 청년, 고령인구 등 관련 정책을 총괄할 인구청년가족부, 불필요한 기업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규제혁신처도 신설한다.
김 후보는 “정치적 편향성 지적과 무능 논란이 반복됐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폐지하고 검찰, 경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 기능을 통합하는 등 권력형 비리 수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 권력을 악용해 수사·재판을 방해하거나 증인 출석을 방해하면 처벌하는 ‘사법 방해죄’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특별감사 제도를 도입하고, 법관의 중앙선관위원장 겸임도 금지한다.
김 후보는 “제왕적이라 불리는 대통령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겠다”며 이번 대통령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고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2028년에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고 국회의원 정수는 10%를 감축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과 국회의원 불체포 면책특권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노동 분야에서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완화한다. 고소득 전문직은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에 예외를 두는 등 주 52시간 근무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분야 육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AI위원회를 신설하고 AI 민관 혁신펀드 등을 조성해 100조 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 공약으로는 재정이 고갈되면 자동으로 연금액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는 등 2차 국민연금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군 가산점제를 부활하겠다고 약속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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