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김문수”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대선 주자들이 마지막 유세전에 나선 가운데 지지자들도 세 결집에 나섰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서문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의 유세 현장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위쪽 사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이날 오후 부산역광장 유세 현장에서 김 후보를 연호하고 있다. 이훈구 ufo@donga.com / 부산=장승윤 기자“희대의 글로벌 허위사실 유포 사기극까지 연출하고 있다.”(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리박스쿨이라는 사이버 반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해명하는 것이 먼저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6·3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세계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의 진위와 이 후보와 대법원 간 공직선거법 사건 판결 전 소통 여부, 보수 성향 교육단체인 ‘리박스쿨’(이승만·박정희 스쿨)의 댓글팀 논란 등을 둘러싸고 막판 진흙탕 공방을 벌이며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 국힘 “국제사기” vs 민주 “소통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당사자 로저스는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중앙선대위 총괄상황실장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를 향해 “국제사기, 보이스피싱 대선 후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중앙지검에 이 후보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달 29일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 등은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 공동단장인 이재강 의원이 주최한 회견에서 로저스 회장의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공개했다. 하지만 로저스 회장은 이날 본보에 “한국에서 어떤 정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고 한국에서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로저스 회장과 직접 지지선언문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재영국동포 송경호 평양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날 로저스 회장과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송 교수가 ‘나는 이 후보를 강하게 지지한다(strongly support)’라는 표현이 담긴 선언문 초안을 보내자 로저스 회장은 “외국인으로서 너무 강한 표현”이라고 했다. 이에 송 교수는 “국가의 지속적인 이익을 중심에 두는 리더”라는 표현으로 바꿨고 로저스 교수는 “고맙다”고 답했다. 하지만 배포된 지지 선언문에는 로저스 회장이 거부한 ‘강하게 지지한다’는 표현이 그대로 담겼다.
이 후보는 지지 선언 공방에 대해 “선대위에서 해명한 것을 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조승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문장을 가다듬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공작 사기’ 이런 표현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송 교수가 공개한 메신저 대화에서 ‘Kim SG’라는 인물에게 ‘감사합니다, 공사님’이라고 호칭한 메시지를 문제 삼았다. 최인호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Song Gi Kim 공사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대법원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파기 환송한 데 대한 발언에 대해서도 “대법원에 내통자가 있다는 실토”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한 유튜브에서 “대법원 쪽에서 저한테 직접은 안 오지만 소통들이 일부 있다”며 “제가 들은 바로는 빨리 깔끔하게 기각해 주자는 쪽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비판에 대해 이 후보는 “(내가 직접) 소통했다고 쓴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 민주 “사이버 내란” vs 국힘 “원조 드루킹 세력”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리박스쿨 간 관계를 둘러싼 공세를 이어갔다. 경찰은 리박스쿨이 초등학교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미끼로 댓글팀을 운영해 김 후보를 옹호하고 이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박찬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극우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공작은 대선을 망치려는 명백한 선거부정이자 사이버 내란”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선거 막판 허위사실 유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댓글 조작의 원조 드루킹 세력이 듣도 보도 못 한 리박스쿨로 저를 엮어 선거공작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또 이날 70여 개 보수 단체 연합인 ‘위헌정당해산국민운동본부’도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단체의 ‘6·3 대선 온라인댓글 감시단’ 출범식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리박스쿨 대표가 강사로 등장해 댓글 작성 전략을 지시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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