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 사퇴는 8·2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한 지 17분 만에 나왔다. 민주당 내에서 강 의원의 여가부 장관 후보직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박 의원이 처음이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2025.07.18. 서울=뉴시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반 페이스북에 강 의원을 향해 “동료 의원이자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 이제 우리는 민심을 담아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며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강 의원은 3시 47분경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강 의원과) 사전에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뉴스1
박 후보의 사퇴 요구 직후 강 의원이 자진 사퇴를 발표하자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이어졌다. 박 후보 측은 통화에서 “용산이 바라는 바에 대한 기류를 잘 읽은 거 아니겠느냐”며 “명심을 증명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과 박 의원의 교감 여부에 대해 “따로 확인해 보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7.23. 서울=뉴스1
당 대표를 놓고 경쟁 중인 정청래 의원 측은 “박 후보가 요구하기 전에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 의원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인사청문회 이후인 17일 한 방송에서 “비가 올 때는 같이 비를 맞아 주는 것”이라며 “기쁠 때는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는 같이 슬퍼하는 게 동지적 의리”라고 강 의원을 엄호했다.
민주당은 이날 140자의 짧은 논평을 내고 강 의원의 사퇴 결정에 대해 “결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는 입장문을 내 “그동안 많이 힘들고 아프셨을 보좌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보좌진 인권과 처우 개선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늦었지만 자진 사퇴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갑질 자체도 심각한 결격 사유지만 거기에 대한 거짓말 해명과 신뢰성 상실 부분이 더 심각한 결격 사유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라며 “앞으로 이재명 정권에서 인사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인사검증시스템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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