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메뉴는 경북 봉화 한우-허브 등 특산물로 ‘퓨전한식’
고려말 베트남 왕자 한반도 건너와…후손 봉화 정착 기려
이재명 대통령과 국빈 방한한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베트남 국가 권력 서열 1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빈 방문으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은 2014년 응우옌푸쫑 당시 서기장 이후 11년 만이다.
전날 방한한 럼 서기장은 이날 오전 우리 군 의장대의 환영 연주 속에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대통령실 청사에는 베트남 정상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태극기와 금성홍기(빨간 바탕에 금색 별이 박힌 베트남 국기)가 나란히 게양됐다.
럼 서기장이 응오 푸엉 리 여사와 함께 의전 차량에서 내리자 금성홍기를 연상시키는 금색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과 연분홍 한복 차림에 올림머리를 한 김혜경 여사가 이들을 맞이했다. 양 정상 부부는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베트남은 무역 측면과 안보 측면에서 모두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이번 방문은 한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첫 국빈 방문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베트남을 중히 여긴다는 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유능한 리더십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데,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의 성장과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이 1만 개 이상 베트남에 진출했고, 베트남 국민 수만 명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국 정부가 각국에 나가 있는 기업과 국민의 안전 및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각별히 배려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럼 서기장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 첫 국빈 초청을 받아 영광스럽다”며 “한국은 베트남에서 직접투자와 관광 분야 1위, 개발 협력 분야 2위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협력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진취적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를 통해 역내 및 세계 평화, 안전, 협력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 정상은 ‘한-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과 럼 서기장은 교역·투자·안보·첨단기술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상호 3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기준 양국의 교역액은 867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한다.
양국은 과학기술·재생에너지·원전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 10건 안팎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열린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 공식환영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상회담 이후로 마련된 국빈 만찬에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부 주요 인사와 여야 국회의원, 재계 및 문화·체육계 인사 등 우리 측에서 총 66명이 만찬에 자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베트남에 활발히 진출해 온 재계 2~5대 그룹 총수가 함께한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님 감독과 배우 안재욱 등도 참석한다.
이번 만찬은 양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된 후 이 대통령의 만찬사와 건배 제의로 시작된다. 이어 럼 서기장의 답사와 건배 제의가 이뤄진 뒤 만찬과 환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건배주는 2024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 한국와인 부문 대상을 받은 ‘오미로제 연‘이 준비됐다. 오미자로 빚은 스파클링와인이다.
만찬 메뉴는 양국 간 역사적·문화적 인연에 기반한 퓨전 한식으로 구성된다. 고려 말 한반도에 정착한 베트남 왕자 이용상의 후손인 화산 이씨가 한국전쟁 후 경북 봉화에 정착했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활용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봉화산 허브를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와 삼색 밀쌈 말이를 시작으로 여름 보양 영계 죽, 봉화 된장소스를 곁들인 제철 민어구이, 여름 쌈밥과 김치 스프링롤을 곁들인 봉화 한우 떡갈비 구이, 메밀차와 홍시 크렘 브륄레가 순서대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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