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 결선 투표에서 22만302표를 득표했다. 막판 경쟁을 벌인 김문수 후보는 21만 7935표를 득표하며 낙마했다. 2367표차다. 2025.8.26/뉴스1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들,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들,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해 결단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는 26일 당 대표 수락 기자간담회에서 “107석 국민의힘이 믿어야 할 것은 함께 싸울 의지가 있는 자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서 싸우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강조했던 “밖의 적 50명보다 안의 적 1명이 더 위험하다”는 이른바 ‘내부 총질자’ 출당 방침을 당선 일성에서도 재차 강조한 것. 장 대표가 ‘반탄(탄핵반대) 단일대오’를 천명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 등 소장그룹과 대여투쟁 노선, 당 쇄신 방향성을 두고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홍이 확산되면서 분당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張 “내부총질자 결단” 수차례 강조
장 대표는 이날 결선투표 결과 발표 직후 국회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제대로 싸우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단일대오’와 ‘내부총질자 결단’을 수차례 강조했다. 당 바깥의 우파 지지층과 연대해 이재명 정부에 대응하려면 원내 분열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것. 장 대표는 “원내 분란이 계속되고, 그것을 계속 묵인, 방치한다면 그분들(우파 시민)과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장애가 되고 방해가 된다면 결단이 필요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패배와 낮은 당 지지율 원인을 분열로 진단하고, 반탄 바탕의 강한 리더십을 구축해 당을 단일대오로 재구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친한계 등 찬탄(탄핵찬성) 진영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윤석열 어게인(again)’ 세력의 핵심 인물인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문제를 두고 양측이 격렬히 대립해 왔기 때문. 전당대회 기간 중 윤 전 대통령 면회를 약속했던 장 대표는 이날도 “특별한 사정 변화가 없다면 지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야권에선 당 운영 방향을 두고 찬탄 진영이 반발하고, 장 대표가 출당 등의 ‘결단’을 시도하면 최악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처럼 분당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 친한계 의원은 “전당대회를 막 끝낸 장 대표가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강경한 발언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최악의 상황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장 대표도 민심 여론조사에서 진 것의 의미를 알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다수가 비례대표 초선이어서 분당 가능성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이날 장 대표는 “당론을 지속적으로 어기는 분에 대해서 결단하겠다고 했지 무슨 계파, 무슨계 누구 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친한계에 대한 언급은 삼갔다.
● 친한계 핵심에서 반탄파 대표로
장 대표의 이번 승리는 이변이란 평가를 받는다.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후보보다 인지도에서 밀려 승리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심이 중심이 된 선거룰(책임 당원 투표 80%+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여론조사 20%)을 활용한 강성보수 결집 전략을 펼치며 상대적으로 온건한 전략을 내세운 김 후보를 본경선과 결선에서 모두 꺾었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을 모두 합격한 장 대표는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정치권에 투신했다. 2022년 충남 보령-서천의 김태흠 의원이 충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자 지역구를 물려받아 보궐선거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2023년 12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출범하자 초선으로는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직에 임명되면서 친한계 핵심으로 떠올랐다. 재선에 성공한 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한 전 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뛰어 수석최고위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반대하며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후 장 대표가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건 한 전 대표 체제 붕괴의 ‘트리거’가 되기도 했다. 이후 장 대표는 반탄 집회에 앞장서며 대표적인 반탄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이날 장 대표는 당직 인선에 대해 “기계적 탕평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찬탄 진영 인사는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주요 당직에 젊은 정치인들을 배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980년대생이자 추경호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지도부로 장 대표와 함께 일한 조지연, 박준태 의원이 우선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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