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안보]
위, 지난달 28∼30일 카자흐 방문
러 당국자 만나 양국관계 관리 나서
한반도 문제 러 역할 당부 관측
우크라戰 지속에 관계 진전 한계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6.05 뉴시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카자흐스탄 방문을 계기로 러시아 정부 고위 당국자와 비공개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종전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될 가능성 등을 감안해 한-러 관계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적대적 두 국가’를 내건 북한의 대화 복귀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도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우크라전 종전 대비… 러에 한반도 건설적 역할 당부 관측
25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위 실장은 지난달 28∼30일 카자흐스탄 방문 기간 러시아 정부 고위 당국자와 회동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달 28, 29일 일정으로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원전 건설 계약 및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등 경제 분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번 한-러 고위급 접촉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북-러 군사협력과 서방 등 국제사회 및 정부의 대북·대러 제재 등 압박 기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색된 한-러 관계 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종전 이후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접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외교가에선 북-러 군사협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한반도 평화 공존 프로세스 가동을 위해선 러시아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포탄,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한 데 이어 2024년 10월부터 쿠르스크 등 전장에 북한군을 파병하면서 러시아와 혈맹 수준으로 밀착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북한의 대화 복귀 설득을 위한 관여 및 중재 역할을 요청했을 수 있다는 것.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반대급부에 대한 북한의 불만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중동 전쟁 일단락 후 국제사회 시선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종전 전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전략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국제사회 비판 등 한-러 관계 진전 한계 지적도
다만 한-러 물밑 소통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러 군사협력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양자 관계 진전엔 한계점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푸틴 대통령과 통화 등 정상 간 소통을 제한해 왔다.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선 “러시아와 끊임없이 소통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 문제가 있기에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10일(현지 시간)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전쟁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제3자의 지원, 특히 북한의 지원을 규탄한다.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정부는 일단 러시아와 ‘로키’ 소통을 지속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달 집권 1년 국정과제 추진 실적 자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초의 한-러 외교장관 회담 개최 등 다자회의 계기 고위급 만남을 지속 추진해 2025년에는 2024년 대비 한-러 간 고위급 교류 실적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4년 3회에서 지난해 7회로 한-러 고위급 교류가 늘었다는 것. 이재명 정부에선 지난해 9월 이 대통령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러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같은 해 12월 외교 고위 당국자가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북핵 당국자를 비공개 접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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