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검은돈의 혈관, 대포통장]
조직 대포통장 57개, 한곳서 발급
경남 진주 찾아 관계자 참고인 조사
안준호 전과 없어… 경찰 ‘윗선’ 추적
보이스피싱 통장 1만6854개를 분석해 대포통장 공급 조직 ‘안준호(가명) 일당’을 추적한 과정을 담은 본보 22일자 기사. 동아일보DB
유령 회사 8개로 최소 60개의 대포통장을 찍어낸 안준호(가명·31) 일당과 관련해, 경찰이 통장을 무더기로 발급해 준 경남 진주시의 한 신용협동조합(신협) 관계자들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보이스피싱 통장 1만6854개를 분석해 제보(22일자 A3면 참조)한 내용을 바탕으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안준호 일당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전날 진주시의 한 신협 지점을 찾아 복수의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해당 관계자를 상대로 회사 주소지가 광주인 안준호 일당에게 진주의 신협에서 50개가 넘는 통장을 발급해 준 이유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호 일당의 회사 8곳이 만든 회사 대포통장은 올해 1월에서 지난달 14일까지 총 60차례 보이스피싱에 쓰인 것으로 확정된 상태다. 단일 대포통장 공급 조직 중 보이스피싱에 쓰인 회사 대포통장을 공급한 규모로는 올해 최대다. 이 통장 중 57개가 이 신협에서 발급됐다.
앞서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통장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안준호 일당이 만든 통장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며 이들이 범죄 자금을 세탁한 경로를 면밀히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준호 일당의 통장은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지난해 초 온라인 도박에도 쓰인 것이 드러난 상태다.
경찰은 31세로 별다른 범죄 경력이 없는 안준호의 윗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안준호 일당과 같은 대포통장 공급 조직이 한 개의 은행에서 무더기로 통장을 발급받은 사례인 대구 달서구 이곡새마을금고 사건 등을 분석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중앙회 측은 “이번 사건에서 회사 통장 개설과 관련해 미흡한 점이 발견될 경우 중앙회 차원에서 관리 감독 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해당 신협 지점 측은 본보의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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