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채상병 특검, 육군본부 등 압수수색해 자료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3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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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회수’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관계자 겨냥
‘이종섭 도피 의혹’ 관련 외교부 직원, 참고인 신분 조사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5.6.25/뉴스1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육군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멤버 송모 씨 등 채 상병 의혹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대상에 오르며 전방위적인 강제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 상병 특검은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를 최근 압수수색했다. 경찰로 넘어간 채 상병 사건 수사 기록이 다시 군으로 회수된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관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관련 피의자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경북청으로 이첩한 후 군 검찰단이 적법 절차 없이 이를 회수하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유재은 당시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경북청 노모 수사부장 등과 통화하며 대통령실의 사건 회수 지시를 중간에서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사건 회수에 국방부 법무관실의 역할이 중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됐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함께 ‘멋쟁해병’ 단체 카카오톡 방에 있었던 송 씨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멋쟁해병’ 단톡방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의 통로라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해병대를 전역한 송 씨는 임 전 사단장과 친분이 두터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압수수색에서 압수물들을 확보한 특검은 이를 분석하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VIP 격노 의혹’ ‘사건 회수 의혹’ ‘구명 로비 의혹’ 등 사건 전반에 걸쳐 압수수색을 연이어 진행했기 때문에 당분간 압수물 분석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11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윤 전 대통령 개인 휴대전화의 암호 해제 작업에 착수했다. 윤 전 대통령은 휴대전화를 비밀번호가 걸린 상태로 특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출석 조사도 병행한다. 앞서 특검은 7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차장 등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또 13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도피 의혹과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A 씨를 상대로 지난해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 전반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이 전 비서관, 유 전 관리관 등 사건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 조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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