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家 양평땅 논란 불거지자…집사 김모씨, 지분 위장처분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3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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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5.6.3/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모 씨(48)가 ‘대기업 청탁성 투자’ 의혹이 불거진 렌터카 회사의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친한 형’을 내세워 차명 회사를 활용한 정황이 파악됐다.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분 매각 대금이 최종적으로 김 씨에게 흘러갔는지, 이를 위해 김 씨가 김 여사와의 인맥을 활용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은 대기업들이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였던 김 씨 관련 업체에 투자하며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려 했는지 수사 중이다. 김 씨가 4.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모빌리티’는 2023년 6월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오아시스)를 통해 카카오와 HS효성 등 대기업의 계열사, 금융권 등으로부터 1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 직접 만든 회사에 지분 넘기고 “처분했다”


IMS모빌리티의 대표이자 김 씨와 친분이 깊은 조모 씨는 12일 동아일보와 만나 “오아시스의 투자는 김 씨의 (IMS모빌리티) 지분이 전부 청산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씨와 김 여사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지자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조 씨가 김 씨를 적극 설득해 김 씨가 회사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지분까지 정리한 뒤에야 투자가 진행됐다는 게 IMS모빌리티 측 해명이다.

하지만 김 씨가 지분을 처분한 대상은 자신이 직접 만든 회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회사를 만들어 자신의 지분 4.64%를 모두 넘겼다. 이후 김 씨는 2022년 8월경 조 씨에게 연락해 “모든 지분을 처분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조 씨가 확인해 보니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표 A 씨는 김 씨의 지인이었고, 회사 지분은 100% 김 씨가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조 씨가 “그건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 나중에 다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씨는 다시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지분을 사업가 윤모 씨에게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오아시스는 이노베스트코리아 주주 명부에 김 씨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했고, 2023년 6월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지분을 46억 원에 매입하는 등 180억 원 규모의 최종 투자가 이뤄졌다. 오아시스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거래 당시 이노베스트코리아는 원양어업·냉동냉장보관업을 영위하는 윤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법인으로 김 씨와 무관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관계없다”던 윤 씨, 김 씨의 ‘친한 형’

하지만 윤 씨 또한 김 씨와 가까운 지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평소 윤 씨를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한 관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 지연되며 IMS모빌리티의 사업 자금이 떨어지자 조 씨가 김 씨에게 부탁해 윤 씨로부터 15억 원을 빌린 적도 있다고 한다.

‘김 씨와 무관한 회사’라는 해명과 달리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표도, 최대주주도 모두 김 씨의 측근인 상태에서 지분 매각이 이뤄진 것이다. 이노베스트코리아가 IMS모빌리티 지분을 46억 원에 매각한 후 2024년 5월엔 회사의 대표가 김 씨의 아내 정모 씨로 바뀌기도 했다.

조 씨는 “김 씨와 윤 씨의 사이는 알고 있었지만 (지분 양도 당시)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모른다”며 “이노베스트코리아의 대표가 김 씨의 부인으로 바뀐 걸 알고 나서야 ‘(지분) 파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은 IMS모빌리티와 이노베스트코리아, 오아시스 및 투자사들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며 김 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으로 차명 회사를 통해 지분을 매각하고 그 차익을 취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1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 겸 삼부토건 부회장과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를 조사했다. 특검은 이들이 삼부토건 측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속여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특검은 이들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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