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도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친윤(친윤석열)계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이 의원이 강제수사 대상이 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이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했다. 대상은 주거지와 국회·지역 사무실 등이었다. 특검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이 일어나고 해병대 수사단 수사가 이뤄지던 2023년 7, 8월 이 의원이 사건 관계자 다수와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의원이 당시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은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VIP’(대통령)에게 이야기할 테니 (임 전 사단장에게) 사표 내지 말라고 했다”는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다.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친윤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이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경선 때 캠프 조직본부장을 맡았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일 땐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이에 특검의 윤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은 이 의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한 뒤 윤 전 대통령이 이 의원 등을 통해 해병대 수사단 수사에 개입하게 된 것인지 등을 추적할 방침이다. VIP 격노설이 제기된 국가안보실 회의가 끝난 뒤 윤 전 대통령과 이 의원이 통화한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대통령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대통령경제안보비서관 등에 대한 조사에서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특검은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이날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도 구명 로비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극동방송과 순복음교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가 개신교 인사들을 통해서도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모해위증 혐의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채 상병 특검 출범 이후 첫 신병 확보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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