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장제원, 전날 잘 부탁한다고 전화… 당선인 뜻도 그렇다해” 통화 첫 인정
특검, ‘공천 의혹’ 이준석 압수수색… 피의자 적시에 李 “망신주기 반발”
김건희 오빠 불러 ‘목걸이 보관’ 추궁
28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자택 앞에서 이 대표 측 변호사가 특검의 압수수색에 응하기 위해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이날 이 대표를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의혹 등으로 압수수색했다.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윤 의원은 27일 특검 조사 과정에서 “2022년 5월 8일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고 장제원 전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김영선 공천을 잘 부탁한다’고 했는데 자기 뜻인 것처럼 말하다가 나중에 ‘(윤석열) 당선인의 뜻도 그렇다’고 했다”며 “다음 날엔 윤 전 대통령이 전화로 취임식 얘기를 하다가 ‘창원 (공천) 그건 비서실장에게 얘기 들었느냐’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그간 윤 전 대통령의 전화가 없었다고 했는데,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다만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장 전 의원이 공천 관련 전화를 걸어온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통화 내용을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81차례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 선거구에 공천돼 당선되도록 도운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 씨에게 “김영선이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주지 그러냐. 하여튼 (윤)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했다.
특검은 28일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서울 노원구와 경기 화성시에 있는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 대표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특검은 압수수색 영장에 이 대표를 공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피의자로 적시했다.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대표가 공범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의 휴대전화가 ‘스모킹 건’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섰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특검이 통화 자동녹음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면서 수사 성패를 가를 이 대표의 통화 녹취록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개혁신당은 이날 특검 압수수색에 대해 “정치적 망신 주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끝나고 당 지도부 운영 계획을 얘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행범도 아닌데 압수수색을 급작스럽게 진행할 필요가 있느냐”며 “(특검이) 오해 살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검은 28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를 불러 반클리프앤아펠 모조품 목걸이가 김 씨의 장모 자택에 보관돼 있던 경위 등을 캐물었다. 또, 특검은 명 씨에 대해서도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다. 특검은 이날 통일교의 ‘건진법사’ 전성배 씨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정치 브로커로 활동하며 로비 전달 창구 역할을 한 이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이 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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