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호송차가 나오고 있다. 2025.8.1/뉴스1
1일 오전 8시 40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의 독방 앞.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온 김건희 특검팀 문홍주 특검보와 관계자들이 방문을 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자들에게 지급되는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조사에 응하라는 설득에 응하지 않던 윤 전 대통령은 급기야 입고 있던 옷을 벗고 민소매 속옷 상의와 사각 속옷 하의 차림으로 방바닥에 드러누웠다고 한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설득에도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측의 말을 자르며 완강하게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사고의 위험성이 예상돼 신체 접촉은 시도하지 않았다”며 “그런 복장으로 (특검 측을) 맞이하고 있었다는 게 뭘 의미하겠느냐”고 했다. ● 옷 벗어던진 尹, 독방 바닥에 누워 ‘거부’
이날 문 특검보와 검사 1명, 특별수사관 1명은 오전 8시 40분부터 2시간 동안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 앞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특검팀은 방 바닥에 누워 있는 윤 전 대통령에게 4차례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끝내 거부하자 특검팀은 오전 10시 40분경 방문을 닫고 철수했다. 이때 문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 번에는 물리력을 행사해서라도 데려갈 수 있다”고 알렸다.
특검이 철수한 뒤 윤 전 대통령은 다시 반팔 상의와 반바지를 입고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변호인을 접견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아침 기상 6시부터 취침인 9시 전까지 반팔티와 반바지를 입은 것이 내부규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반팔 상하의를 입고 있다가 특검이 오자 벗었고, 특검이 나가자 바로 입었다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면 물리력을 행사해 피의자를 강제로 청사에 데려와 조사할 수 있다. 하지만 구치소에 수감돼있는 피의자는 사정이 다르다. 현행법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은 교도소나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피의자)에 대해 발부된 구속영장을 검사 지휘에 따라 교도관이 집행한다고 정하고 있다. 피의자가 순순히 응해 방에서 걸어나오면 교도관이 피의자를 데리고 호송 차량에 오르게 된다.
문제는 피의자가 조사 받으러 가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경우다. 이때 교도관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형의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자해나 도주, 남에게 위해를 끼치려는 우려가 있을 때만 강제력을 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을 강제력을 동원해 끌고 나오면, 윤 전 대통령 측에서 공무원이 지위나 직무를 남용하는 독직폭행에 해당한다며 문제를 삼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평소 공정과 상식, 법 원칙을 강조했고 국민들은 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전직 검사, 검찰총장, 대통령으로서 법 집행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불응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한 데 대해 “개인 복장 상태까지 언급하며 피의자의 인권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며 비판했다. ● 특검, 체포영장 재집행 검토
특검팀은 체포영장 유효기한인 7일 이전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다시 시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특검팀 내부에선 윤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출석을 거부하면 앞서 내란 특검과 마찬가지로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구속수감된 이후 내란 특검의 3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고, 이어진 2차례 강제 구인에도 일체 응하지 않았다. 이어진 김건희 특검의 2차례 출석 요구는 물론 3주 연속 재판 출석도 ‘전면 보이콧’ 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수많은 공무원과 군인들이 수사 선상에 오른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책임 있는 자세로 수사와 재판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는 1일 “윤 전 대통령이 구속 기간 중 변호인 등을 접견한 시간이 총 395시간 18분에 달하고 접견 인원은 348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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