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검, 김예성 관련 ‘보험성 투자’와 ‘봐주기 조사’ 두갈래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2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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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성 공항서 체포 즉시 조사 착수
金 “투자 참여한 기업들 모른다”
김건희 친분 이용한 투자유치 부인
공직기강비서관실 조사 사실 밝혀져
당시 ‘봐주기’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News1
“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안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12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 직후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체포된 ‘김건희 집사’ 김예성 씨는 전날 오후(현지 시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를 두고) 제2의 최순실이라는 프레임도 있는데, 나는 (대통령) 공관에 가본 적도 없고 부정한 방법으로 청탁한 적도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 여사와 연루된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특검 조사에서 사실대로 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특검, ‘집사 의혹’ 신병 확보로 수사 급물살

김예성 씨가 11일(현지 시간) 오후 베트남 호치민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호치민=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특검은 이날 오후 6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 씨를 체포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이송하고 곧바로 김 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김 씨는 서울남대문경찰서에 유치됐다. 특검은 형사소송법상 체포영장의 효력이 남아 있는 48시간 내에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향후 김 씨를 둘러싼 특검 수사는 두 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씨 관련 회사에 기업들이 보험성 투자를 했다는 의혹 수사와 더불어 윤석열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김 씨와 투자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경위가 무엇인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 ‘봐주기식 조사’는 아니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김 씨와 관련된 이른바 ‘집사 의혹’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 기업들이 수사기관의 조사 등 대내외 리스크를 해결할 목적으로 김 씨와 관련된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모빌리티에 총 184억 원의 ‘보험성 투자’를 했다는 것이 골자다.

김 씨는 11일 인터뷰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부인했다. 김 씨는 “당시 나는 비마이카(IMS모빌리티의 전신)에서 퇴사한 상태로 투자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알지 못했다”며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기업 측에 투자를 권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기업들의 투자 조건이 회사와 나의 관계 단절이었다”며 “당시 나는 최은순 씨(김건희 여사의 모친)의 잔액증명서를 위조한 위조범으로 알려져 있었다. 잔액증명서 위조범한테 기업들이 보험을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씨는 최 씨가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총 349억 원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액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2021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최 씨의 간절한 부탁이 있어 인정(人情)에 못 이겨 실수를 저질렀다. 크게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 “尹 부부 한 달에 한 번씩 보던 사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4월 급작스럽게 베트남으로 출국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공항에서 곧바로 김씨를 체포해 조사실로 데려올 방침이다. 인천=전영한 기자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김 여사가 연루된 의혹에 대해 특검을 거부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김 씨는 “내가 알던 윤석열 검사는 자기 여동생이라고 해도 죄를 지었다면 다 잡아넣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했다.

김 씨는 김 여사와 2005년경 사적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김 씨는 “(김 여사를) ‘교수님’으로 소개받았다”고 했다. 이후 서울대 EMBA 과정을 통해 매주 함께 수업을 들으며 김 여사와 가까워졌고 그 무렵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교제하고 있어 종종 함께 보기도 했다는 게 김 씨 주장이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관계를 이어오다 2018년 잔액증명서 위조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며 절연하다시피 한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김 여사와 절연했다고 밝힌 2021년 7월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1000만 원을 후원해 고액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잔액증명서 위조 건으로 대선 여론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미안해 후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씨는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전시에 기업들이 뇌물성 협찬을 했다는 의혹과도 관련이 있다. 당시 김 씨가 임원으로 있던 비마이카가 전시 협찬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검은 비마이카 외에도 게임 개발 업체 컴투스 등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기업들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직이었던 윤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목적으로 협찬을 한 것은 아닌지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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