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김형근 특검보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5/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휴가 중 해군 함정에서 ‘해상 술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검이 김건희 여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검은 당시 항만 지휘정인 ‘귀빈정’ 등 해군 선박이 최소 7척 동원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여사의 ‘금거북이 선물’ 의혹과 관련해 국가교육위원회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반클리프아펠 목걸이와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김건희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경호처에 수사인력을 보내 김 여사의 해상 술 파티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올 1월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에서 “김 여사가 2023년 8월 윤 전 대통령과 경남 거제시 저도로 휴가를 갔을 당시, 지인들과 함께 해군 함정에서 술 파티를 벌이는 등 군 시설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에게 사실상 술 파티를 지시했다고 보고 김 여사와 김 전 차장을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금지 혐의 공범으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에선 김 전 차장의 당시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3일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특검은 앞으로 해군 함정의 항박(항해·정박) 일지와 경비 일지 등 군 기밀 자료를 살피기 위해 해군 수사로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추 의원이 특검에 제출한 해군의 비공개 문건 목록에는 2023년 8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20인승 해군 요트 ‘귀빈정’의 항박 일지와 이를 경비한 다른 함정 여러 척의 일지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또 “김 여사가 노래방 기계를 빌렸고, 거가대교에서 폭죽놀이까지 했다”는 등의 김 여사의 해군 함정 사적 유용 혐의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해군 내 제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해군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곧 진행할 방침이다.
● 금거북이·그림·목걸이… 매관매직 의혹 수사 확대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5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귀금속 공여 의혹 사건 관련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가교육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가교육위원회 모습. 2025.9.5/뉴스1이날 특검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 종로구 국가교육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지난달 28일 마포구 이 위원장 자택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건넨 것으로 추정되는 금거북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위원장이 김 여사 측에 수백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전하고 그 대가로 국가교육위원장 자리를 얻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9월 이 위원장을 해당 직위에 지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달 1일 사의를 표명했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의 오빠 장모 집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 작품의 중간 판매자였던 여성 사업가 이모 씨를 불러 ‘김상민 전 검사 매관매직 의혹’ 관련 사실 관계를 따져 물었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인사 청탁의 대가로 이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김 여사 측에게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김 전 검사가 그림을 사들이기 전 단계에서 이를 제3자에게 판매했고, 이후 해당 인물이 김 전 검사에게 그림을 되판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은 이 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면서 그림의 유통 과정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한 전 총리를 9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이른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3종 세트’를 받고 이봉관 회장의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해당 자리에 앉힌 혐의를 받고 있다.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박 전 실장의 임명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한 전 총리를 불러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특검은 2일 이 회장과 박 전 실장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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