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이기훈 구속영장 발부…“도망 염려”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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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55일만 체포돼…구속 심사 포기
우크라 MOU 체결·허위 보도자료 배포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 이기훈씨가 목포에서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으로 호송되어 오고 있다. 2025.09.11 뉴시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 이기훈씨가 목포에서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으로 호송되어 오고 있다. 2025.09.11 뉴시스
도주 55일 만에 체포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키맨 이기훈씨가 12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부터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인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봤다.

앞서 그는 이날 구속 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포기하겠단 의사를 특검에 밝혔다. 법원은 예정대로 영장 심사를 진행해 특검팀으로부터 구두로 의견을 소명 받은 뒤 약 5분 만에 심문을 마쳤다.

특검 측은 이날 이씨의 도주 전적을 근거로 도망의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앞서 특검은 지난 10일 전남 목포 옥암동에서 도주 55일 만에 그를 체포한 뒤 이튿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당초 이씨는 지난 7월17일 해당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특검은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함께 그를 추적했다.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의 펜션을 전전한 이씨는 끝내 목포 옥암동에서 덜미를 잡혔다.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이씨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공소장을 살펴보면, 그는 우크라이나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 및 허위·과장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부양한 핵심 피의자로 명시됐다.

삼부토건의 주가가 2023년 5월 반대매매 기준가인 1067원 아래로 내려가자, 이씨가 이 회장 등과 협의해 같은 해 5월22~2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 이 전 대표를 보내 MOU를 체결하고 허위·과장된 보도자료 초안 작성을 지시했다는 데 특검팀의 시각이다.

이보다 앞선 2022년 5월에는 이씨가 이 회장과 함께 디와이디(DYD)를 통해 삼부토건 주식 1750만주를 700억원 상당에 매수함으로써 회사를 인수하는 데 관여했고, 그해 6월부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테마주로 회사를 시장에 인식시키는 방안을 이 회장 등과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재무 상황이 열악해 해외사업을 할 수 없던 삼부토건이 이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여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결론을 내렸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유사한 방식으로 웰바이오텍의 주가도 인위적으로 조정됐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검이 ‘연결고리’인 이씨를 구속하게 되면서 두 회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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