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4/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재판에 나와 “김 여사가 거짓 진술을 부탁했다”고 재차 증언했다. 검찰과 특검 조사에서 ‘샤넬 가방 교환은 전 씨 심부름’이라 말해달라고 김 여사가 요구했다는 것이다. 함께 증인으로 소환된 김 여사는 건강상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전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는 유 전 행정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특검은 샤넬 가방 등 통일교 측이 제공한 금품이 전 씨와 유 전 행정관을 거쳐 김 여사에게 갔다고 보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은 2022년 4월과 7월 샤넬 매장을 방문해 샤넬 가방을 또 다른 샤넬 가방 및 구두로 교환해 간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가방 교환을 전 씨 심부름으로 한 것으로 얘기해주면 안되겠냐”고 부탁했다고 재차 진술했다. 지난달 김 여사 재판에 나와 이 같은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데 이어 이날도 같은 증언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짓말하면서 산 인생도 아니고, 검사님 앞에서 바로 ‘고문님이 시켰다’고 말하기가 애매했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김 여사 부탁과 달리) ‘샤넬 가방을 받은 적도 교환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유경옥 전 행정관. 2025.7.25/뉴스1김 여사 부탁으로 가방을 교환한 상황에 대해서는 “당시 김 여사가 ‘엄마가 준 건데 가방을 바꿔줄 수 있냐’고 했다”며 “업무를 빨리 마치고자 조모 씨에게 웨이팅 없이 갈 수 있는 매장이 있냐고 물었고, 청담동에 가면 된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윤석열 정부 특혜 의혹을 받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아내로, 당시 가방 교환에 따른 추가금을 결제해 준 인물이다.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조 씨가 ‘내가 먼저 계산할 테니 나중에 줘’라고 했다”며 “나중에 현금으로 돈을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이 “관련 증거가 없다고 말을 만든 게 아닌가”라며 묻자 “아니다. 돈을 돌려줬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유 전 행정관은 또 2022년 7월 전 씨의 처남을 통해 전 씨가 보낸 물건을 받을 당시 “(물건이) 카트에 실릴 정도로 많았다. 큰 쇼핑백 하나, 보자기로 감싸진 상자 같은 것, 스티로폼 (박스) 같은 것들이 네다섯 개 있었다”고도 증언했다. 다만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른다. 그때 물건이 들어왔다고 하니 샤넬 가방일 것”이라고 했고,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는 “김 여사에게 전달하거나 김 여사가 받는 상황을 목격한 적 없다”고 했다.
이날 증인으로 소환된 김 여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사유서에는 “정신적 불안정으로 현실과 이상을 혼동해 과거 경험에 대해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의지와 무관하게 잘못 진술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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