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으로 하루 밀린 6월 모의평가…“킬러문항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4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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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사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
일부 입시학원 “어려웠다”

재수생들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고사실에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5.06.04.
4일 전국 2119개 고등학교와 511개 지정 학원 등에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모평)에 대해 “국어, 수학은 평이했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고 영어는 ‘불수능’이었던 지난해보다는 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모평은 3일 진행된 대통령 선거 때문에 당초 예정보다 하루 미뤄져 실시했다.

매년 6월, 9월 두 차례 치러지는 모평은 수능을 실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주관한다. 이번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은 50만3572명으로 관련 통계를 공식 발표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6월 모평 결과는 9월 수시모집 원서 접수 전략을 세울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지난해와 달리 2026학년도는 의대 모집 인원이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되면서 입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수능과 비슷… 일부 과목 평가 엇갈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4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5.06.04. 대구=뉴시스
이날 시험을 치른 응시생 사이에선 “국어, 수학 모두 공통 과목은 쉬웠고 선택 과목에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킬러 문항이라 부를 만한 문제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며 “2024학년도부터 계속된 킬러 문항 배제 출제 기조도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어, 수학 등 일부 과목에서는 일부 입시업체와 EBS 간 난도 평가가 엇갈렸다. EBS 현장교사단은 1교시 국어 영역에 대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서희 서울 중동고 교사는 “공교육으로 기른 독해력으로 해결 가능한 난도 문항이 출제됐다. 신유형이나 낯선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종로학원 등 일부 입시업체는 “지난해 수능 보다는 국어영역이 조금 어렵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2교시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 난도와 비슷하다는 평가와 함께 선택과목인 미적분은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위권 학생에게도 어려웠을 문제로 평가받는 미적분 30번에 대해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합성함수 미분법을 바탕으로 함수 그래프를 추론한 뒤 함숫값의 최솟값을 구하는 문항”이라며 “개념에 대한 이해가 매우 잘돼 있어야 풀 수 있을 문제다. 최상위권을 가려낼 수 있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이 6.22%였던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1등급 비율이 10.94%로 쉬운 수준이었던 지난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출제돼 적정 변별력을 유지했다는 평이 나온다.

지원자 많아 경쟁 치열… 사탐런 가중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금천구 금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5.6.4.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6월 모평을 본 수험생은 고3 재학생이 지난해보다 2만9439명, N수생 지원자는 1189명 증가했다. 올해 고3은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 ‘황금돼지띠’ 해에 태어났다. 관련 통계가 공식 제공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상위권 수험생이 선호하는 의대는 2026학년도 모집 인원이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돼 2025학년도보다 1509명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 의대 입시 경쟁은 물론이고 상위권 입시 경쟁이 줄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 접수 비율은 59.7%로 지난해(51.9%)보다 늘어났다. 기존에 과학탐구 과목을 선택했거나 자연계열인 학생이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소위 사탐런 현상이 더욱 짙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N수생 증가, 의대 모집 인원 동결, 사탐런 증가로 수능 점수가 어떻게 나올지, 수험생 학력 수준은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탐구 과목을 급하게 바꾸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질 수 있어 사탐런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윤구 한양사대부고 교사는 “사회탐구에서 1, 2등급 학생이 견고하기 때문에 사탐런으로 실패한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다. 공부량을 늘리는 것이 최고의 공부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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