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첫째와 1세 쌍둥이 하루 한끼만 먹여
아동수당은 게임 아이템 구입에 탕진
아빠 징역 1년6개월, 엄마는 집유 선고
광주지방법원 ⓒ News1
전남 나주의 한 아파트에서 세 아들을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하고, 아동수당은 게임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한 20대 부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이들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 아내 가출 후에도 방임 계속…‘소변 냄새’ 나는 쓰레기 집
9일 광주지방법원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28)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아내 B 씨(23)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에게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 아동 관련 기관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고, B씨에겐 추가로 보호관찰도 부과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월 초부터 3월까지 전남 나주의 아파트에서 세 살배기 첫째와 두 살 쌍둥이 아들을 방임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아내 B 씨가 가출한 뒤 밤새 게임을 하며 낮에는 잠을 잤고, 아이들에게는 하루 한 번 정도 분유나 이유식을 먹였다.
3개월간 아이들의 외출이나 교육, 돌봄은 이뤄지지 않았고, 집 안에는 쓰레기가 쌓였으며 침구에선 소변 냄새가 날 정도로 위생 상태가 심각했다.
■ 배고픔에 머리 박은 아이…아동수당은 게임비로 ‘탕진’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은 배고픔을 참지 못해 스스로 벽에 머리를 찧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웃의 층간소음 항의에도 A 씨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달 지급되는 아동수당이 A씨의 게임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됐다.
B 씨는 1월 초 아이들을 남겨둔 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는 친정으로 가출했고, 그 이후로 아이들을 한 차례도 찾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남편이 육아에 협조하지 않아 홧김에 집을 나왔다”고 진술했다.
■ 세 아이는 현재 보육시설로…재판부 “하늘이 준 선물을”
구조 당시 아이들은 체중 감소와 발달 지연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현재는 보육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다.
재판부는 “아이들이 큰일 날 뻔했다. 왜 부모 갈등에 아무 잘못 없는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 세 아이는 하늘이 준 선물인데, 그 선물을 셋이나 받아놓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부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또 “두 사람 모두 반성하고 있고, 동종 전과는 없다”면서도 “A 씨는 방임 정도가 심각하고, B 씨도 친모로서 의무를 저버렸다”며 각각의 책임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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