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에 온열질환자 43%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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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더위 노출로 탈진-어지러움
최근 3주 90명 발생… 올해도 비상
고령층-어린이-만성질환자 더 위험
“외부활동 줄이고 물 충분히 마셔야”

폭염질환자 구호물품 점검 10일 광주 서구 광주소방본부 서부소방서에서 119 구급대원들이 다가올 폭염에 대비해 얼음조끼, 정맥주사, 전해질 음료 등 각종 폭염질환자 구호물품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대구 33도, 강릉 32도, 대전 30도, 광주 29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이어졌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폭염질환자 구호물품 점검 10일 광주 서구 광주소방본부 서부소방서에서 119 구급대원들이 다가올 폭염에 대비해 얼음조끼, 정맥주사, 전해질 음료 등 각종 폭염질환자 구호물품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대구 33도, 강릉 32도, 대전 30도, 광주 29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이어졌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다. 온열질환은 장시간 더위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탈진 등이다. 이른바 ‘더위병’에 머무르지 않고 열사병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노년층은 자칫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증상이 나타날 때 충분히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온열질환자 1년새 43% 증가

10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8일까지 온열질환을 앓아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06명이었다. 지난달 21일에만 21명이 응급실에 들어왔다. 이 기간 사망자는 따로 발생하지 않았다. 남성이 74.5%로 연령대별로 살피면 65세 이상이 31%를 차지했다. 100명(89.6%)은 길가, 작업장, 논밭 등 실외에서 온열질환을 앓았다.

온열질환은 폭염기 땀이 몸을 식힐 만큼 충분히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이 올라갈 때 발생한다. 지난해보다 무더위가 빨리 찾아오며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5월 20일부터 6월 8일까지 3주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63명이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엔 90명이 발생해 43% 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평균 기온은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 평년보다 1.9도 높았다. 온열질환자도 3704명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다. 연도별 추정 사망자도 34명으로 2018년(48명)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기상청이 밝힌 올해 6∼8월 기후 전망에 따르면 여름 평균 기온은 평년 수준이거나 그보다 상승할 확률이 80% 이상으로 예측됐다.

● “건강 수칙 지키고 온열질환 유의해야”

온열 질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은 열탈진이다. 고온에 노출돼 체온이 상승하면서 탈수가 나타나며 어지러움, 피로, 무력감 등을 보인다. 열실신은 폭염이나 뜨거운 환경에서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증상으로 앉거나 누워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서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체내에서 열을 배출하지 못해 발생하는 열사병은 두통, 어지러움,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이로 인해 숨질 수도 있다. 땀이 나지 않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체온이 40도 이상 상승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에 걸리면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심각한 경우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고 했다. 불가피하게 더운 장소에서 일해야 한다면 틈틈이 그늘에서 자주 쉬어야 한다. 동료가 온열질환 증상을 보이면 서늘한 곳으로 데려가 안정을 취하게 하고 증상이 심각하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질환자, 어린이, 고령층 등 취약 계층은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집, 차량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홀로 남겨두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외출 전 기온을 확인하고 폭염이 발생하면 햇볕 차단, 충분한 휴식, 수분 섭취 등 폭염 대비 건강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열질환#폭염#열사병#건강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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