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뒤 폭염… ‘도로 샤워’ 자주해 ‘도시 체온’ 식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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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물청소’ 하루 6→ 8회 확대
도로면 온도 최대 6.4도 낮아져
민간 살수차 116대 추가로 임차
시, 폭염 종합지원상황실 가동… 무더위 쉼터-쿨링포그도 운영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살수차들이 도로의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쏴아아아.”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른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 세종대로에는 아침부터 열기를 식히기 위한 살수(撒水)차가 등장해 시원하게 물을 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황색 경광등을 단 흰색 트럭 3대는 도로 한 차로씩을 나란히 차지하고 천천히 움직였다. 이들은 도로에 물을 뿌려 주변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차량 하부에 설치된 12개의 노즐에서 뿜어져 나온 물은 아스팔트를 적셨고, 차량 후면에는 ‘도로청소 작업 중’이라는 붉은 글씨와 함께 황색 화살표가 전광판을 통해 안내됐다. 살수차가 지나간 뒤 도로는 마치 소나기가 막 지난 듯 흥건했다. 살수차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새문안로와 사직로 등 종로 일대를 네다섯 차례 왕복하며 뜨거워진 도로를 식혔다.

● 도로 온도 1시간 동안 6도 이상 ↓

전국이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본격적인 폭염기에 접어든 가운데, 서울시는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도로 물청소’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25개 자치구를 통해 민간 살수차 116대를 추가 확보했고, 하루 최대 물청소 횟수도 기존 6회에서 8회로 확대했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여름철 낮 시간대 도로 물청소 후 도로면 온도는 평균 6.4도, 인도 온도는 1.5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 저감 효과는 약 30∼60분간 지속돼 도심 열섬현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도로에 쌓인 먼지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위생 효과도 있다.

이번 확대 운영의 핵심은 민간 살수차 투입이다.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을 각 자치구에 지원해 기존 살수차 187대 외에 민간 차량 116대를 임차하거나 위탁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살수차 한 대는 최대 12t의 물을 담을 수 있으며, 지하수·상수도·소화전 등으로 급수하고 1km당 약 1t의 물을 살포한다.

물청소는 시민 밀집 지역과 무더위 취약계층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 주변을 중심으로 우선 시행된다. 특히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비산먼지 우려가 있는 연면적 1만 m² 이상 대형 공사장을 중심으로 시공사 협조를 받아 주변 도로 물청소를 집중 실시한다.

● 폭염 종합지원상황실 가동

서울시는 물청소 확대 외에도 무더위쉼터, 쿨링포그(안개 분사 장치) 운영 등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폭염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상황총괄반·생활지원반·에너지복구반·의료방역반·구조구급반 등 5개 분야로 구성해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

취약 고령층을 대상으로는 격일로 안부 전화를 걸고, 응답이 없을 경우 직접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건설 현장 등 야외 작업장이 많은 곳에서는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휴게 공간을 마련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살수량도 확대한다. 이행 여부는 현장 점검을 통해 확인한다.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시민 행동 요령은 서울시 전광판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 재난안전정보 포털 ‘서울안전누리’에서도 무더위쉼터, 그늘막 등 폭염 저감시설 정보와 행동 요령, 재난 속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 물청소는 체감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분명해 시민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민관이 협력해 폭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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