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에서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휩쓸린 60대 남성이 고등학교 교사 2명의 빠른 판단과 맨몸 구조로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강물로 몸을 던진 청도고등학교 박제규(왼쪽), 김동한(오른쪽) 교사(청도고등학교 제공)/뉴스1
경북 청도에서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휩쓸린 60대 남성이 고등학교 교사 2명의 빠른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이었다.
■ “학생인 줄 알았다”…교사 2명, 폭우 속 강물로 뛰어들다
22일 경북 청도고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5시 10분경 교사들이 급류에 떠밀려가는 한 남성을 발견하고 구조에 나섰다.
당시 박제규(45)·김동한(40) 교사는 학생들의 귀가를 돕기 위해 학교 주변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그때 범곡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사람의 형체를 발견했다.
청도 지역에는 시간당 45.5㎜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천의 물살은 이미 매우 거센 상태였다.
두 교사는 급히 하천을 따라 뛰었고, 맞은편 바위에 가까스로 매달린 남성을 발견하자 주저 없이 강물 속으로 몸을 던졌다. 위험을 무릅쓰고 다가간 끝에, 두 사람은 탈진한 남성을 힘겹게 끌어냈다.
교사들이 구조한 남성은 굴삭기 작업 중 미끄러져 물에 빠진 60대였다.
남성은 급류에 휩쓸려 약 100m 이상 떠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남성은 극도로 지친 상태였다. 남성이 발견된 곳은 불과 10m 아래에서 청도천과 합류하는 급류 지점이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 주민들 “아무도 못 들어갔는데…두 교사가 구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물살이 너무 강해 아무도 섣불리 들어가지 못했는데, 두 사람이 망설임 없이 달려가 사람을 구했다. 정말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박 교사는 “머릿속엔 오직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판단할 시간도 없었다”며 “무사히 구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혹시 우리 학교 학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교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 여겼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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