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의사 단체들과 수련협의체 제3차 회의를 열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복귀 방안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 관련해, 사직 전공의가 기존에 근무하던 병원에서 같은 과목·연차로 복귀할 경우 수련병원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결정하고, 초과 정원도 인정하기로 했다. 또, 이번 하반기 모집을 통해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 입영을 최대한 미루기로 방침을 세웠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2025.08.07 뉴시스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이 과거 근무하던 수련병원에 같은 전공과 연차로 복귀하면 해당 병원 전공의 정원이 초과해도 수용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가 11일부터 시작되면서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 일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이 1년 반 동안이나 지속되면서 많은 불안과 불편을 겪으신 국민과 환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의정 갈등과 관련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과했다.
● 기존 수련병원 복귀하면 정원 초과해도 수용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수련협의체 제3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8.7 뉴스1복지부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의료계와 제3차 수련협의체 회의를 열고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 관련해 이 같은 내용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유희철 수련환경평가위원장, 김원섭 대한수련병원협의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정책관은 회의를 마친 뒤 “병원·과목·연차별로 결원 범위 내에서 전공의를 모집하는 걸로 (합의)했다”며 “사직 전공의가 사직 전에 근무하던 병원, 과목, 연차로 복귀하는 경우에 전공의 채용은 수련병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초과 정원이 발생하면 절차에 따라 복지부 장관이 인정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무사관후보생인) 사직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을 통해 수련에 복귀하는 경우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최대한 수련을 마친 이후에 의무장교 등으로 입영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복귀 규모에 따라서 전공의들이 수련 중에 입영할 수도 있을 텐데, 이에 대해서는 사후 정원을 인정하는 걸로 이야기가 됐다”고 했다.
다만 의료계가 현재 군 복무 중인 사직 전공의가 전역한 뒤 수련을 재개할 때 이전에 근무하던 수련병원에 같은 전공과 연차로 복귀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정책관은 “대전협에서는 입영한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경우 ‘하반기에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을 달라’, ‘군 휴직처럼 처리해 주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셨다”며 “기존 전공의들에게 줬던 특례와도 다른 측면이 있는 데다 어렵기도 해서 이 부분은 지속해서 검토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날 합의에 대해 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이렇게 (전공의들을) 복귀시켜주면 추후 동일한 상황이 올 때 또 환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정은경 “국민-환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상성생명 일원동 빌딩에서 열린 ‘환자·소비자단체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8.7 뉴스1정부가 사직 전공의가 수련병원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얼마나 되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사직 전공의들은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했고 일부는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반 병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복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공의 단체인 대전협은 이달 중 총회를 열고 복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5일 마감된 하반기 신규 레지던트 1년 차 모집 필기시험에는 올해 상반기의 약 3배 수준의 지원자가 몰렸다. 복지부에 따르면 9월 수련을 개시하는 신규 레지던트 1년 차 필기시험에 923명이 신청했다. 상반기 모집에는 314명이 지원했다. 이번 필기시험은 수련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한 적이 없거나 전공을 바꿔 1년 차부터 다시 배우려는 이들이 대상이다.
한편 정 장관은 7일 환자·소비자단체 대표 등을 만나 “정부는 그간의 갈등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국민, 의료계와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최우선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중심의 논의를 바탕으로 지역·필수·공공 의료를 확실하게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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